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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털 싱글스토리

당신의 '알마시 해협'은 어디인가요

'쇄골' 아시죠? '쇄골절흔'은요? 목에서 가슴께로 가는 길에 자리한, 특정부위잖아요. 좌우 쇄골의 안쪽끝과 관절을 이루는 쇄골절흔은, 인체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부위가 되거나 다른 사람을 끌리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혹자는 이 부위에 먼저 시선을 두기로 하잖아요.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요. 그런 친구도 있어요. 이성의 쇄골에 먼저 눈이 가는. 뭐 일종의 '쇄골 페이션트'라고나 할까. 페티시즘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종의 취향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쇄골 하악하악 모드~

일설에는 '쇄골이 아름다워야 미인이다'는 감언이설(?)도 있죠. 가령, 이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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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 없이 '쇄골, 쇄골'하고 개구리 사투리를 읊은 건, 18일(현지시각) 타계한 앤서니 밍겔라 감독과도 느슨한 연관이 있어요. <잉글리쉬 페이션트>와 관련한, '하늘나리'님의 블로깅을 보고 생각이 났어요. '하늘나리'님의 심장을 여전히 뛰게 한다는 그 말, '알마시 해협'.

맞습니다, 맞고요. <잉글리쉬 페이션트>에서 알마시가 캐서린에게 던지는 초절정 작업 멘트. 캐서린을 향한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의 포로가 된 알마시는 그녀의 쇄골절흔을 향해, '알마시 해협'으로 명명하며, 어쩔 수 없는 소유욕을 드러냅니다. 혹자는 소유욕을 사랑의 본성이라고 하던데, 맞나봐요. 허허. 소유하고 소유당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고 말한 알마시지만, 그도 정념의 화염 앞에선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 말은, 그래서 어쩌면, 소유하고 소유당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또 다른 표현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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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누군가의 말마따나, 탐험가이자 지도를 만드는 알마시가, 찾은 어떤 생의 지형도가 바로 캐서린이 아니었을까요! 그가 속으로, "심봤다"고 외쳤을지 누가 알겠어요. 대지가 여자를 상징하듯, 그가 탐험하고 누빈 끝에 찾은 생의 대지는 바로 캐서린. 그래서 풍덩 빠진 뒤, 이름을 붙인 '알마시 해협'. 그러고 보면, 우리도 탐험가군요. 어딘가 있을, 우리만의 해협을 찾아서 여기 기웃, 저기 기웃.  

당신은, 어때요? 찾았나요? 당신만의 알마시 해협?
해협을 찾고 있는 우리는 탐험가.
당신의 뇌를 마비시키는, 쇄골절흔을 발견하거들랑, 과감히 붙이시고 해협을 건너시라.
그래서 작업에 꼭 성공하시라. 사랑을 위하여. 하악하악.

그런데,
우리 밍겔라 감독님은, 지금 어느 해협을 건너고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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