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털 싱글스토리

요즘 잘 지내냐고, 오늘 하루 괜찮았냐고 묻는 당신(들)에게...

스윙보이 2009. 10. 24. 22:55
나는 이렇게 대답하지.

오늘, 나의 2009년은 막을 내렸다고.
달력에 아직 날짜가 남았다고 남은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말이지, 난 정말로 괜찮지 않은 거야...ㅠ.ㅠ

노떼의 정규시즌 목동 마지막 경기에서 내 앞으로 쪼르르 다가와 사진을 찍어달라던 귀여운 아해~


노떼 자얀츠가 가을야구 초입에서 미끄러짐으로써,
나의 가을은 아주 짧디짧게 막을 내렸으며,
오늘, 기아 타이거즈의 극적인 우승으로 끝난 2009년 야큐시즌.
마침내, 2009년마저 내겐 아스라졌다고.

노떼 때문에 살아가던, 버티고 견디던,
나의 한해살이는 마침표를 찍고 말았다네.

물론 그래도, 노-기-엘(노떼-기아-엘지)동맹의 일원으로,
타이거즈의 우승을 정말정말 축하해.

우리 (공)필성이 형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감히 뻥을 치건데, 이 말은 순도 100%의 진실!(응? 뭥미?)


"따분한 인생, 재밌는 건 야구뿐이다."

이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불행하게도 '야큐'의 마력을 모르는, 마성에 빠져보지 못한 불행아.

야큐는, 특히나, 노떼 자얀츠는,
내 DNA 깊이 박힌, 내 가슴 깊숙한 곳에 둥지 튼,
어찌할 수 없는 모태신앙이라네.

아, 이 일을 어찌할꼬.
노떼로 가을이 끝나고, 야큐시즌의 막내림으로 한해가 끝났으니.
이제 무엇이 나를 지탱하리오.
다시 2010 야큐시즌이 열릴 때까지,
나는 죽은 목숨이라오.
부디, 내 죽음을 적들에게 알리지 마시라. ㅠ.ㅠ


내게 필요한 건 야구장, 라면, 맥주, CP 컴퍼니 옷
그리고 여행. 승패 따윈 아무래도 좋아.

온 힘을 다해 뛰는 선수가 있고 그들을 마음으로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면.
다시 태어난다면 야구선수가 되어야지.
누가 다시 한번 나를 낳아줘.

스트레스 인생, 날 행복하게 하는 건 야구뿐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야구선수가 되어야지.
누가 다시 한번 나를 낳아줘.

- 오쿠다 히데오  『야구장 습격사건』 중에서 -


물론, 나는 오쿠다 히데오처럼,
다시 태어난다면 야큐선수는 되고 싶단 생각, 않아.
나는 그저 열렬히 야큐를 사랑하고,
야큐장에 발 디디는 것이 마냥 좋아 죽는,
무엇보다 내 사랑하는 팀을 위해 돌아이가 되어도 좋은,
야큐팬으로 계속 남아 있고 싶다규~

아, 물론 나는 당신(들)이 있어서 버티고 견뎌.
당신이 날 지탱해줘.

하지만, 남들이 가을밤이라고 말하는 지금 이 시간.
나에겐, 서늘한 바람이 분다... ㅠ.ㅠ

음, 이럴 땐, 말이지.
<날 미치게 하는 남자(Fever Pitch)>라도 봐줘야 할 것 같아.
당신과 함께 보고픈 이 영화. 물론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 하하.

그리고, 다시 날 살아나게 만들 2010 야큐시즌.
우리 함께 야큐장에서 신나게 응원하는 것을 꿈꾼다오~

그리고 가능하다면, 당신을 위해 준비하리오~
야큐장에서 더욱 빛나는 우리의 사랑.
당신에게 향하는 나의 입술, 그리고 우리의 키스!

이런 사태(날아오는 야큐공에 맞는)가 발생하면 어떡하냐고?
걱정마. 내가 당신을 지켜줄 테니까.
영화와 같은 일은 없어.
사랑하는 당신, 바로 내가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