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23살의 봄'앞에 눈물을 쏟고 말았던 이유...

스윙보이 2010. 4. 9. 14:28

일 하다가, 문득 인권오름에 들어갔다가,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네요...

그림 그리는 인권활동가 '고달이'님이 그린, '23살의 봄'!

삼성에 취업했다고 좋아했던 소녀, 
월급을 모아 나중에 봄볕이 반짝이는 대학교정을 걷고 싶었던 그 소녀...
하지만 그 꿈을 꺾은 것은 바로 저를 포함한 우리였습니다...

삼성반도체 마크가 찍힌 방진복을 입고 일하던 그녀가, 
백혈병에 걸려 2년 간 투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투쟁은 꺾이고 말았습니다...
 
왜 우리는 얘기해주지 못했던 걸까요...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당신의 23살의 봄, 그 자그마한 소망조차 지켜주지 못해서...

이지상 선생님의 노래와 맞물려, 눈물이 그렇게 왈칵 쏟아졌나봅니다.
당신이 그토록 원했던 '23살의 봄',  
이제야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 봄을 나는 어떻게 맞아야할까요...

2010년의 봄도 그렇게 잔인합니다. 
T.S.엘리엇이 그랬고, 딥 퍼플이 그랬듯,
만물이 자기 피부를 찢으며 소생하는 계절,
그 울음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봄은, 그래서 잔인할 수밖에 없는 건가요... 

박지연, 당신의 봄을 애도합니다...
당신의 투쟁은 잔인하게 꺾였지만, 우리의 투쟁은 끝나선 안 되겠지요...
우리 승리하리라. Venceremos. 벤세레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