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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털 싱글스토리

철들지 않고 나이를 먹는 기술

한살 먹었다. 지구력으로.

그러나 지구력으로, 생물학적으로 나이를 먹은 것 외에,
(이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세상에,
나이를 먹는 것만은 거의 예외처럼 공평하다는 것,
물론 그건 단순 액면만 봤을 때 얘기다.)
나는 이런 강력한 바람이 있다.

프랑스 문필가, '앙드레 모루아' 왈.
"나이를 먹는 기술이란,
뒤를 잇는 세대의 눈에 장애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존재로 비치게 하는 기술,
경쟁상대가 아니라 상담상대라고 생각하게 하는 기술이다."

말인즉슨, 이것은
'꼰대가 되지 않는, 혹은 꼰대가 되는 것을 늦추는 기술'이랄 수도 있겠다.


내 바람은 그렇게 멋진 주름을 가지는 것.
가령,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주름과도 같이 고스란히 연륜과 지성을 머금은.
나이를 제대로 먹어갈 수 있는 그런 것.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는 것.

그리하여, 젊음 혹은 동안이라는 이름의 분별없는 열정에 사로잡히기보다,
'나이를 먹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


따라서 이런 표현들 참, 좋다. 정말 이랬으면 좋겠다.


세월과 생을 머금은채 자리잡은 주름들,

곱게 빗어넘긴 백발이나 빠져나간 기력만큼이나 듬성듬성한 머리카락들,
맑은 톤을 잃은 대신 무게와 깊이를 얻은 눈빛,
시간을 들이는 성숙의 과정이 드러나는 몸짓.

그리고, 목수정 동지의 전언.

"몇년 전 콘서트에서 뵌 황영기 선생이 관중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오래 사는 방법이 뭔 줄 아는가?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나이를 많이 먹으면 된다.
그래서 자기는 오래살기 위해 오늘도 나이를 많이 먹고
있다고 했다.

나는 젊게 사는 방법을 안다. 그건 오래도록 철들지 않으면 된다.
그럼 남들한테 철들라고 잔소리 할 일도 없고,
도리어 세살짜리 아이한테서도 종종 잔소리를 듣는 호사를 누리며 살 수 있다.
영원히 젊게."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중에서 -


상반된 얘기 같다고?
아니. 찬찬히 입에서 곱씹으면서 읽으면 뭔가 통할 것이다. ^.^

아, 철들지 않으면서도 나이를 먹는 기술을 가진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아, 띠바. 근데 내일 뭐 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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