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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나는 노동이 아프다...

노동. 유난히 노동이 어깨를 짓누른 하루.
꼭두아침부터 무려 네 곳을 넘나들며, 발을 혹사하고, 몸을 부대낌.
가을의 흔적을 지우는 비의 존재까지 덧붙여, 노동은 삶의 무게감으로 전이됨. 

맞음. 오늘은 노동을 외치는 날.
전태일 열사가 노동을 외치고, 세상을 고발했던 날.
그렇게 39주기임. 노동의 과정에서 나는 그를 떠올림.

그러나,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손,
노동의 무게감은 결코 덜어지지 않았음.
지금은 더욱이 노동을 궁지로 내몰고 있는 실정.

특히나, 오늘 만난 이 노동의 현장.
갇힌 노동 닫힌 희망

가슴이 욱신거림.
'불법 사람'이라니, '미등록' 동료라니.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언제까지 유효해야 함?
일주일 평균 66.56시간, 더 나아가 110시간은 무슨 개같은 경우임?

나는 노동이 아픔. 또한 슬픔.
노동이 노동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언젠가, 이들에게 커피를 내려줄 수 있길 다짐함. 

공장 사람들은 커피를 하루에 네댓 잔씩 마신다. 아침 8시30분에 일을 시작하기 전, 2시간 뒤 ‘커피타임’ 때, 점심 식사 뒤, 오후 3시30분께 ‘커피타임’ 때가 기본이다. 오후 6시에 끝나는 낮근무 뒤 야근하는 날이면 한두 잔 더 마신다. 톱밥 먼지와 화공약품 때문이다. 일하다 보면 톱밥 먼지에 목이 칼칼해지는데 커피를 진하게 타서 마시고 나면 한결 개운해진다. 공장에서 가장 어린 민성(25·가명)이가 설명해줬다. “돼지고기나 커피가 먼지 제거에 좋다고 해서 커피를 많이 마셔요. 일이 워낙 힘들기 때문에 단 게 많이 당기기도 하고요.” 공장 한쪽에 놓인 100개들이 인스턴트 커피 한 봉지가 이틀을 넘기기 힘들다. (한겨레21 785호 <갇힌 노동 닫힌 희망> 중에서)

되레,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살아보겠다는 이들을 불로 지지는 시대.
굳이 스스로 불을 붙일 필요도 없다는 듯.
맞음. 용산을 생각함.

용산(참사 유가족)과 전태일 열사(이소선 여사)의 이 만남.
40여 년 전과 지금이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이 먹먹한 장면.
당신과 나는 그렇게 아픔...

나도 함께 외치고 싶음.
(노동을) 아프게 하지 마라.
(노동아) 화를 내.


더불어,
오늘은 조병준 선생님을 봰지 2년이 되는 날.
아버님 제사는 잘 치르심. 곧 안나푸르나를 비롯 조금 긴 여행을 떠난다 하심.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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