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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한뼘] 체 게바라, 생일 축하!!! 체를 꿈꾸다 : 에르네스토 게바라 데 라세르나. 본명보다 훨씬 더 알려진 또 다른 이름은 '체 게바라'. 1928년6월14일 혁명가 '체'의 탄생일. 80년에서 한해가 빠진다. 그리고 10월이면 서거 40주기. IT혁명이니 정보혁명이니 하는 따위는 사실 말 장난이고. 진짜 혁명은 체 게바라의 죽음과 함께 사그러들었다. 이 21세기에 혁명이란 가당키나 한 말인가. 언제부터인가 내 서명의 한켠엔 자리잡은 체의 일갈.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Seamos realistas, realisemos lo imposible!) 그리고, 아이들에게 보낸 체의 마지막 편지. "세계 어디서든 불의가 저질러지면 그것에 깊이 분노할 줄 알아야한다. 그게 어떤 불의이고 어떤 사.. 더보기
[한뼘] 노동절 내일 노동절(메이데이). 어지간하면 제 이름 찾아주지 그러냐. 것두 미디어의 역할 아닌가. 이왕 날짜까지 옮겼으면 본디 명칭도 찾아주는 것이 어떻겠냐.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외침을 잉태한 1889년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를 안다면 말이다. 올해 117주년. 1890년부터 2007년. 그런데 바뀐 건 참으로 없다. 세상이 변했다고, 변해간다고들 얘기하지만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차별을 가늠한다면 말이다. 그러니 말부터 제대로 쓰자. 노동자와 근로자의 간극. 아 구리다 구려. 박정희의 망령이 아른거려서. '노동절'과 '근로자의 날' 더보기
나도 그립다, 그 이름. 김.소.진. 1997년 4월22일.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김.소.진.에게도 이제 '10년'이라는 딱지가 붙었고 소진에 대한 기억을 다룬 문집이 나왔다. 이라. 소진... 목마른 한국문학 '그리운 김소진' 오늘 김소진 10주기 추모제 어제 술 한잔 걸쳤다. 사실 22일을 앞두고 술 한잔을 나누고 싶었다. 김소진을 기억하는 누군가와. 김소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서른 다섯(만 서른넷)의 나이에 소진은 떠났는데, 한참이나 어렸던 나는 이제 훌쩍 그 나이에 근접했다. 그렇게 지나버린 10년이지만, 소진을 기억하는 누군가와 기억의 문집을 꺼내보고 싶었다. 술이 목적이 아닌. 소진의 기억! 그러나 돌잔치 이후,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녀석들에게 소진을 기대할 순 없는 일이었다. 내 술잔 속에서만 소진은 그저 녹아들 따름.. 더보기
바람에 불려 대기가 젖는다... 바람에 불려 대기가 젖는다 내가 봄비라고 이름 짓는다 괜스리 떠올랐다. 오현우가 툭 내뱉았으나 너무도 애절하게 와 닿았던. 한윤희는 마음 속으로 얼마나 뭉클했을까. 귀에 가장 좋은 안주라는 빗소리. 그리고 젖은 대기를 품고 있는 봄비. 오현우. 한윤희. 봄비. 그리고 오래된 정원. 그들이 사랑했던 시간. ㄱ 나니... 비 맞으며 함께 했던 시간... 비가 오면 세계가 이렇게 젖는구나. 봄비구나. 아직 봄비구나. 더보기
4월의 비극에서 생각하는 세계 우선 버지니아텍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멀리 미국에서 날아온 이 비극은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이 세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만든다.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른 그이지만, 어떤 이유로든 그에게 총을 쥐게끔 만든 어떤 세계가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 세계에 발 딛고 있는 우리 또한 자유롭지 않으리라. 너무나도 쉽게 한 사람을 재단하고 질타하는 것은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처사다. 4월은 그렇게 잔인하다. 8여년 전 벌어진 콜롬바인 고교의 비극 또한 4월이었음을 되새긴다. 지난 1999년 4월 20일 미 콜로라도주 콜롬바인 고교, 13명이 총기난사에 의해 운명을 달리했었던. 거듭된 비극에도 미국은, 아니 세계는 깨우침과 무관한 듯하다. 그저 이 세계의 밥그릇 좀더 많이 차지하고자 발악하고, 패권국입네,.. 더보기
3월7일 기형도 나는 사실 기형도를 잘 모른다. 그의 시집이든 산문 한권을 제대로 읽은 적도 없고, 그의 시 한편을 제대로 외우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그의 생을 잘 아는 것도 아니다. 그는 내게 그저 풍문이고 풍월이었다. 간혹 어떤 자리에서 그는 회자됐고 죽음 혹은 세상과 호흡하던 시절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들을 줏어 들었을 뿐이었다. 3월7일은 어쨌든 그의 기일이다. 18주기. 누군가는 80년대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가장 빛나는 전구라고 일컬었다. 1989년의 3월7일. 앞선달 2월16일 김정일의 생일과 같은 날 태어났던 기형도. 서른을 채우지 않은 채 마감했던 생. 1989년, 만29세. 그 아홉(9)의 나열이 어쩐지 채우지 못한 생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한치만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었을 법한 거리에서 그만 힘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