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23일. 내 심장에 달고 다녔던 노란색 추모리본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안.
친구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었다.
미친 놈. 구라 한 번 뻑적지근하게 친다고 첫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미친 '팩트'였다.
서울에 도착하고, 경기도 모처의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펜션에서 열린 강룡의 결혼식.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 중의 하나.
(언제가 얘기할 날이 다시 있을 테고.)
식상하고 진부한 여느 결혼식과 판이하게 다른 축제의 현장.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가 가슴을 아리게 해도,
축제를 멈출 수는 없는 법. 있는 힘껏 축하해줬더랬지.
마침 그날은,
그 결혼식에 엄마아빠를 따라 참여한 서진(호찬님 딸)의 생일.
5월23일은 그런 날이었다.
벌써 1년. 봉하마을을 다시 찾았다.
작년 서거 이후 장례식이 열릴 때, 산청에 있었고,
자전거발전기 제작을 마친 어느날, 새벽을 달려 봉하마을에 첫발을 디뎠다.
여전했다.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노무현재단, 유시민 엮음|돌베개 펴냄)
추모방문단의 일원으로 봉하마을에 1년여 만에 다시 발을 디뎠다. 운명이다.
한때 한 동네에 살았던 동네 아저씨, 초등학교 동창의 아버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 나는 그를 추모하고 애도했다.
봉하마을 출발 전부터 흐르던 추모의 비는,
봉하마을에 도착해서도, 추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계속 세차게 퍼붓더니,
서울로 올라갈 즈음부터 뚝 끊겼다. 운명이다.
사람들 마음에 내리던 비가 구름을 뚫고 떨어졌음이리라. 운명이다. 솔직하게, 나는 다른 어떤 추모사보다 이 말이 심장에 콕콱 박혔다!
노무현, 그 노란색의 잊지 못할 풍경.
강룡(부부) 결혼 1주년,
'사람 사는 세상'을 물려주어야 할 서진이의 생일도 축하했던 5월23일.
운명이다.
더불어, 국가대표 조리사 김 여사의 첫 외박일.
60 넘은 여고동창들 네 명이 모였단다.
놀라운 일이지만, 김 여사의 외박이 잦아졌으면 좋겠다.
당연한 일이지만, 김 여사도 이제는 가족보다 당신의 삶이 우선이어야 한다.
이래저래 기억할 일이 뎀비는 날이다.
그래, 운명이다.
'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적기업가 학교 수료 (0) | 2010.07.04 |
---|---|
용의 추락, 부엉이의 비상 (0) | 2010.05.26 |
5.18 (0) | 2010.05.18 |
혹시 기억해? 당신의 스물셋... (4) | 2010.04.10 |
'23살의 봄'앞에 눈물을 쏟고 말았던 이유... (0) | 2010.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