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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위민넷

日 근대문학의 개척자인 가난한 지폐모델, 히구치 이치요 日 근대문학의 개척자인 가난한 지폐모델, 히구치 이치요(樋口一葉) (1872.5.2~1896.11.23) 일본의 지폐 5000엔권에 보면 한 여성의 초상이 있습니다. 2004년에 새로 등장했는데, 이 여성에겐 놀라운 점들이 있었죠. 일본 제국대학 총장을 지낸 니토베 이나조를 대신했다는 것도 그랬지만, 불과 14개월의 집필활동으로 일본 근대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남겼으며, 24세에 요절했다는 점 등에서 화제가 됐어요. 그랬습니다. 당시 일본에선 지폐 등장을 계기로 '이치요 붐'이 일었어요. 각종 서적은 물론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그의 생이 그만큼 파란만장했기 때문이라죠. 히구치 이치요가 그 주인공입니다. '히구치 나쓰'라는 본명을 갖고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배움에 대한 열의가 강해 와카.. 더보기
잉글랜드 최초로 왕위에 오른 여성, 메리 1세(Mary I) 잉글랜드 최초로 왕위에 오른 여성, 메리 1세(Mary I) (1516.2.18~1558.11.17) 앞서 잠깐 언급한 바 있습니다. 대영제국의 첫 막을 열었던 엘리자베스 1세를 다루면서, 그의 이름이 스쳐지나갔는데요. 메리1세. 엘리자베스1세의 전임이자, 잉글랜드 및 아일랜드 왕국의 여왕입니다. 재위기간은 1553년 7월19일부터 1558년 11월17일까지로 오래지 않습니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16세기에 남성 아닌 여성들이 연거푸 영국을 다스린 지배자가 됐다는 것입니다. 메리1세의 본명은 메리 튜더(Mary Tudor)로, 아버지 헨리 8세와 캐서린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두 사람은 정략결혼을 했으나 금실은 좋았다고 전해지는데요, 헨리8세가 아들을 내심 바랐던데 반해 캐서린이 메리를 낳고 계속 유산.. 더보기
여성의 몸을 해방시킨 선구자, 마가렛 생거 여성의 몸을 해방시킨 선구자, 마가렛 생거(Margaret Sanger) (1883.9.14~1966.9.6) 아이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여성의 몸을 해방하라!! 여성의 몸은 당연히 여성 자신의 것입니다. 피임은 여성 자신의 몸을 통제, 출산력을 조정할 수 있는 권리이며, 세계보건기구(WHO), 국제가족계획연맹(IPPF)에서도 생식의 권리, 원하지 않은 아이를 출산하지 않을 권리, 피임선택권의 보장을 강조하고 있죠. 그런데 우습게도, 이런 당연한 논리나 원칙이 통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사회나 가족을 위한다는 구실로 생산과 육아를 통제하고, 이상하고 해괴망측한 의무 혹은 부담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한마디로 여성의 몸은 온전히 여성의 것이 아니었던 거죠. 자녀 생산과 육아를 위.. 더보기
프랑스혁명의 배후, 잔 마리 플리퐁(롤랑) 프랑스혁명의 배후, 잔 마리 플리퐁(롤랑)(Jeanne-Marie Phlipon) (1754.3.17~1793.11.8) 프랑스혁명의 소용돌이 속 단두대에 스러진 급진주의자 1789년 일어난 프랑스 혁명. 절대주의 왕정을 폐기하고 개인(시민)의 권리를 고양한 시민혁명이었습니다. 문명에 대한 비판과 인민주권론 등이 혁명의 기초가 됐으며, 인간의 자유․평등, 국민주권, 법 앞의 평등, 사상의 자유와 인권선언 등을 명시함으로써 근대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을 다진 일대 사건이었죠. 이 혁명의 대열에 적극 동참했던 이 사람, 잔 마리 플리퐁(별칭 마농 플리퐁). 그는 프랑스혁명의 한 주역이자 실세였습니다. 그는 부유한 제판공 아버지를 둔 덕에, 다양한 책과 사상을 접하면서 자랐어요. 루소, 볼테르, 몽테스키외 등 .. 더보기
은둔 속에 핀 예술혼, 에밀리 디킨슨 은둔 속에 핀 예술혼, 에밀리 디킨슨 (Emily Dickinson, 1830~1886년) 그리고 1775편의 시 살아생전,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1800여 편에 달하는 시는 그저 혼자 내뱉은 독백 같았습니다. 사랑, 이별, 죽음, 영혼, 천국, 자연 등을 다룬 시는, 은둔생활 속에서 핀 꽃이었나 봐요. 그는 내내 고독했지만, 그 고독은 그의 모든 것이었던 시를 잉태한 동력이었습니다. 시와 고독을 평생 친구로 곁에 두고 지냈던 이 사람, 영문학사상 최고 시인 중 하나로 꼽히는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입니다. 이상하고 의외의 일이죠? 그가 살아서는 별 볼 일 없는 시인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 말이에요. 하긴 별 볼 일 없다는 것도, 그의 시를 제대로 접할 수 없었던 까닭도 있었겠지요. .. 더보기
대통령의 부인보다 인권활동가, 엘리너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보다 인권활동가, 엘리너 루스벨트(Eleanor Roosevelt) (1884.10.11~1962.11.7) 232년 만이자 최초입니다. 미국에 ‘앵글로색슨계’가 아닌 ‘아프리카계’ 대통령이 나온 것이. 제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 당선자. 그가 혼자 잘나서 그렇게 된 걸까요? 물론, 아니죠. 노예로 미국 땅을 밟은 아프리칸 아메리칸의 굴곡진 역사에는, 숱한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1619년 네덜란드 해적선이 버지니아에 계약제 하인들인 아프리카인 20여명을 떨어뜨렸고, 1662년 버지니아 주정부는 노예제 법령을 공표했어요. 아프리카계 노예잔혹사의 본격 시작. 1862년 링컨 대통령이 ‘군사적 이유’로 노예 해방 선언을 했고요. 그러나 알다시피,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차.. 더보기
불황을 위무한 작가의 힘, 마가렛 미첼 불황을 위무한 작가의 힘, 마가렛 미첼 (Margaret Munnerlyn Mitchell, 1900.11.8~1949.8.16) 스칼렛 오하라, 레트 버틀러, 비비안 리, 클라크 게이블, 남북전쟁, "내일 생각하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 이만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것, 있으시죠? 딩동~♪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맞추셨네요. 소설이든, 영화든, 아니면 다른 통로를 통해서든, 쉽게 잊혀 지지 않을 작품입니다. 그런데, 자칫했으면 이 작품과 우리는 만나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처음엔 어느 누구도, 1037페이지 분량의 이 작품을 출판하려 들지 않았거든요. 이 거대한 대서사시를 잉태한 작가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가 가장 컸었나 봐요. 때는 바야흐로,.. 더보기
견고한 사회로부터 매장된 유능한 재능, 까미유 끌로델 견고한 사회로부터 매장된 유능한 재능, 까미유 끌로델(Camille Claudel) (1864.12.8~1943.10.19)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도 있지만, 결국 스승의 벽을 넘지 못해 소멸한 재능이 많은 것도 사실이죠. 여기 이 사람도 그렇습니다. 어쩌면 스승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스승의 견제와 분노로 돌아선 사랑의 아픔에 재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사람. 그렇습니다. 까미유 끌로델(Camille Claudel)입니다. 아마, 영화 (1988)을 통해, 그를 만난 분도 많으실 거예요. 인상적인 영화였죠. 로댕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한 예술가. 이자벨 아자니의 열연으로 새삼 알게 된 불꽃같은 예술혼. 등기소 소장 부부의 1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난 까미유는, 부족함 없이 자라면서 .. 더보기
인도 최초의 여성총리, 인디라 간디 인도 최초의 여성총리, 인디라 간디 (1917.11.19~1984.10.31) 인도의 주요한 국제관문이라면, 인디라 간디 공항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인도 뉴델리로 가려면 이 공항에 도착하게 되죠. 이 공항의 이름은, 인도 최초의 여성 총리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여성의 이름을 따 국제공항을 명명한 것은 거의 드물지 않을까 싶은데요. 과연 어떤 사람이 길래, 그렇게 명명됐을 정도일까요. 우선, 인디라 간디는 마하마트 간디와 혈연관계는 아닙니다. 그의 아버지는 인도 독립의 아버지이자, 인도 초대 총리를 지낸 자와할랄 네루입니다. 그의 성은 결혼하면서 훗날 하원의원이 된, 남편 페로제 간디의 성을 따른 것입니다. 독립운동가 아버지의 무남독녀로 태어난 그는, 12살 때부터 독립운동에 참여했고, '리틀 인.. 더보기
실버미스(Sliver Miss) 실버미스(Sliver Miss) 앞서, '골드미스'를 말씀드렸는데, 이번에는 '실버미스'입니다. 대충 감은 오시죠? 골드(금)에 이은 실버(은). 물론, 이것은 마케팅적 필요에 의해 생겨 타깃이 된 '골드'에 비해 마케팅에선 찬밥 신세죠. 골드미스나 실버미스 모두, 올드미스에서도 분화된 계층이라고 할까요. 그 기준은 바로, 돈(연봉 등)에 의한. 한편으로 씁쓸한 용어가 아닐 수 없죠. 일단 실버미스를 마케팅적으로 정의하자면, 싱글 여성인 것은 골드미스와 공통점이나, 만족스럽지 못한 직장에, 소득이 3천만원 안팎으로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여성을 뜻합니다. 사회적, 그것도 돈에 의해 갈라지는 양극화의 한 표현인 셈이죠. 실버미스 역시 골드미스 마냥 건강이나 문화에 대한 욕구는 분명 클 겁니다. 그러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