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가 있는 풍경

곡성, 몽유 곡성. 내가 들고 가는 저것은 무엇이었을까. 몽유(夢遊)라도 한 기분. 안빈낙도(安貧樂道)를 꿈꾸었을지도.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즐겨 지킴. 내 가난한 영혼을 들고 가던 것은 아녔을까. 내 영혼의 무게는 어느 정도였을까. 더보기
우리, JJ마호니스의 집으로 놀러가요~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의 JJ마호니스. '제이제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던 그곳은, 그러니까 클럽이다. 지금의 클럽들이 우후죽순 생기기 훨씬 이전의 성지라고나 할까. 1988년 6월15일에 런칭을 했으니, 스물하고도 이년을 채워가고 있다. 한때 한번쯤 가서 물을 정화(!)시키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던 이곳이, 이름에서부터 어떤 스토리텔링을 품고 있는지는 몰랐다. 그러니까, JJ 마호니스는 이런 뜻이란다. “영어로 J.J. Mahoney’s다. JJ의 J는 가장 친근하게 느껴지는 알파벳이고, 마호니스는 아일랜드에서 사용되는 성(姓) 중의 하나다. 그러니까 JJ 마호니스는 가상의 인물이다. 여행 좋아하는 식도락가이자 패션 리더인 JJ 마호니스가 자신의 집에서 파티를 열어 친구들을 초청한다는 식으로 꾸몄다.” ☞.. 더보기
이야기가 물건을 판다 : 기업에게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이유 이야기가 물건을 판다 기업에게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이유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라. 할아버지, 할머니께 이야기해달라고 칭얼대던 소녀소년시절. 머리맡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던 어머니, 아버지의 기억. 아니 그전으로 가보자. ‘태교’라고 있다. 어머니 자궁에서 세상을 만나기 전부터 우리는 이야기를 만났다. 어머니 뱃속의 나를 향해 누군가가 계속 이야기를 걸었다.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와 익숙하다. 세상의 빛을 보기 전부터 익숙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에 관한 DNA가 자연스레 형성된 것은 아닐까. 이야기를 (즐겨)하고, 이야기를 (즐겨)듣게 되는.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 지난 2001년 옥스퍼드 대학교 앤서니 모나코(Anthony Monaco)교수 연구진은 우리 안의 FOXP2라는 유전자에 내장된 이야기 능력을 .. 더보기
[한뼘] 뇌 알기 주간 뇌 : 동물의 신경계를 통합하는 최고의 중추(中樞). (두산백과사전 요약) 올해 '세계뇌주간(World Brain Awareness Week)'(3.10~16)을 맞아, 현재 읽고 있는 책, ≪뇌의 기막힌 발견≫(스티븐 후안 지음|배도희 옮김|안성환 그림 / Nemo Books 펴냄) 그리고 이 구절. 뇌를 알고 싶게 만든. "아직도 마음이란 뇌와 구분되어 있고, 뇌는 단지 머리 안에 자리잡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야말로 반드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고리타분한 말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말. '사용하라, 아니면 잃게 된다' 더보기
[한뼘] 글쓰기 글쓰기의 첫 번째 열쇠는 쓰는 것이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 중에서 - 그리고, 필요한 건 뭐?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게지. 무슨 말이냐고? ^^; ☞ 《김대리를 위한 글쓰기 멘토링》(이강룡 지음, 정훈이 그림, 뿌리와이파리) 글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던 김대리에게, 뒤늦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지은이는 답한다. ...김 대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기획서 구상에 관한 간단한 요령이었다. 개요를 잘 짜는 방법이 궁금했던 거지 문예공모전 나가서 상 타는 법을 물어본 게 아니었다. 나는 왜 김 대리에게 자전거 타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사이클 선수가 되는 법을 가르치려 들었을까. (...) 자전거 타는 방법은 사이클 황제 암스트롱에게 배우는 것보다 친구나 형한테 배우는 게 낫다. 싸보이지만 괜찮아.. 더보기
파블로 네루다, 그리고 <일 포스티노> 영화를 본다는 행위가 세계를 넓힌다는 것과 때론 동일한 의미로 사용될 때가 있다. 최소한 내게는 그렇다. 물론 모든 영화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 한편의 영화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진 않지만, 한 사람의 세계를 바꿔놓을 수는 있진 않을까. 세계관을 뒤흔들어 놓을 수도 있지. 당연, 영화가 반드시 그래야할 이유는 없다. 영화는 때론 혼자만의 것이니까. 오늘 묵은 영화 한편을 꺼내는 건, 역시나 그런 의미다. 내 세계를 넓혀 준 한편의 영화. (IL POSTINO). 떠들썩 하진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영화지. 누군가는 '시와 음악이 물빛 그리움으로 번지다...'라는 시 같은 헌사를 바치드만. 메타포 그리고 파블로 네루다. 가 준 선물이었다. 그만큼 .. 더보기
다행이다 노래의 '힘'을 새삼 절감한다. 시사회를 통해서 본, 이준익 감독의 은 만듦새가 그리 좋은 영화는 아니었다. 스토리텔링은 성기고, 캐릭터 구축은 에 비해 미욱했다. 그럼에도, 은 어느 한 순간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음악의 힘이 무엇보다 컸다. 음악선율과 주인공들의 표정에서 내 심장은 덜거덕 거렸다. 그러고보면, 노래 하나가 한 사람을 구원할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아니라, 비루한 생의 한 순간에 작은 위로라도 건네줄 수 있더라도. 아니, 한 순간 듣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은가.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행복을 준 사람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말이다. 한국 가요계에 보기 드문 스토리텔러로서, 자신만의 영역과 음색을 지닌 뮤지션, 이적의 는 그런 노래다. .. 더보기
"나는 당신의 오랑우탄 입니다" 스승의 날. 날짜를 2월로 옮기니 마니, 쉬는 날이 어떠니 저떠니 말도 여전히 많다. 그럼에도 인생에는 스승이 필요한 법. 꼭 학교가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건 사제 관계는 있기 마련이다. 나이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배움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의 말을 빌려 약간 바꾸자면, 스승에 대한 존경이 없는 사회의 스승도 불행하지만, 존경의 대상을 갖지 못한 젊은이들은 더 불행한 법이다. 그래도 나에겐 연하의 스승도 있고, 인생의 스승도 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작용해 준 스승들도 있고. 생을 버티고 견디는데 큰 힘이 돼 주는 사부 혹은 보스. 내겐 피그말리온과 같은 존재도 있다. "건강하게 사회에 썩어들어가라"던. 물론 아직 그건 완결형태는 아니지. 어쨌든 난 언제나 학생이자 제자지. 그래서 난 그닥 .. 더보기
4월23일은 책과 장미를 싣고, 이야기의 대가들이 있다. 이야기를 하지 않고선 견딜 수 없고, 뭇별들 사이에 길을 놓지 않으면 혀나 손에 가시가 돋았을 사람들. 특히나 '대문호'라 불리는 어떤 이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도 그랬다. 그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얼마나 재밌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에서 파생된 이야기는 얼마나 많은지. 인간과 세계를 제대로 탐구하고 묘사할 줄 알았던, 그래서 더욱 멋진 이야기를 풀어냈던 두 사람. 그런데 그들은 묘하게 같은 해, 같은 날 생을 마감했단다. 1616년 4월23일(셰익스피어는 더구나 그날이 생일이기도 했단다. 같은 날에 태어나서 죽는다는 그 흔치 않은 경험!). 또 얘기를 듣자니, 두 사람의 생도 묘한 댓구를 이루고 있었다. 두 문호는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않았거나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반면,.. 더보기
별과 별 사이에 함께 길을 놓을까요? 내가 생각하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그렇다.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주는 일이다. 밤하늘에 무수히 둥지를 틀고 있는 별, 그 각자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정리하고 묶어주는 일. 스토리텔링 또한 이야기의 원형과 그 무수한 가지들을 정리하고 묶어주면서 구조화하는 일이다. 이야기의 구조화. 내가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한 에세이. 나의 당신의 이야기 또한 그런 길을 찾아가는 것이 어떻겠나.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주는 일. 이야기 지어내기의 즐거움을 찾는 일. 시인, 소설가, 극작가, 자연철학자였던 괴테가 대문호이자 명민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었던 하나의 비기. 괴테의 어머니가 우리에게 속삭인 그 말.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라, 함께." ☞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