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안녕, 좋거나 혹은 슬프거나
김현진. 건재하도다. 이 씩씩한 언니. 어디선가 사회적 약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언니. 나, 김현진 팬! 새로 출간한 《뜨겁게 안녕》 독자만남. 응모했고 뽑혔다. 홍대의 커피하우스, 살롱드팩토리. 사실, 이곳의 커피는 내겐 별로지만. 그녀, 여전히 멋있고, 아름답다. 알코올 의존은 여전한 듯하며, 수줍고 여리고 참 약하면서도, 그래서 강한 여성. 뭣보다 김현진은 김현진이다. 다른 어떤 설명도, 사실 필요없다. 그녀는 그녀로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녀 자신으로. 그래서 스스로를 드러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포장도 않는다. 거듭, 멋있다. 10여 년 전부터 기사나 글을 통해 보아온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산다. 온전하게. 당연, 인간적인 결함 있(을 것이)다. 변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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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 끼쳐도 괜찮아!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폐를 끼치는 일이다. 지구에게나, 다른 생물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다른 물질에게나.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리 된다. 의도와는 무관한 폐까지 끼치게 되니까. 내가, 일본보다 인도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말이 있다. 일본의 한 트위터에 올라왔다는 글이다. 일본의 부모는 "남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가르치지만, 인도에서는 "너는 남들에게 폐를 끼치며 살고 있으니, 남들도 용서하거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전자는 가슴이 답답해지지만, 후자는 "후유"하게 된다. 폐 안 끼치고 살 방법은 없다. 日本の親は、「人に迷惑かけちゃダメですよ」と教えるが、インドでは、「お前は人に迷惑かけて生きているのだから、人のことも許してあげなさい」と教えるそう。前者は、息苦しさを、後者に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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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여덟 시간의 노동
One of the saddest things is that the only thing that a man can do for eight hours a day, day after day, is work. You can’t eat eight hours a day, nor drink for eight hours a day, nor make love for eight hours a day — all you can do for eight hours is work. 식빵! 지독하고 슬픈 진실. 인간이 하루에 여덟 시간, 매일 여덟 시간씩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먹는 것도, 술 마시는 것도, 섹스도 아닌 오로지 노동 뿐이라니. 정말 그렇구나. 매일 같이 여덟 시간, 주야장천 섹스한 적도, 먹은 적도, 술을 퍼마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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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 두번의 매혹은 없을 詩
시인이 위대한 이유. “사회의 환부를 남보다 먼저 감지하는 몸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란다. 동의한다. 이상과 윤동주가 그랬고, 백석과 김소월이 그랬으며, 김수영이 그러하였다. 그럼 서정주는 뭐냐, 고 묻는다면, 환부를 먼저 감지했지만, 그는 일본 제국주의를 향해 자신의 몸을 낮췄다, 고 얘기하겠다. 그렇다면, 시가 위대한 이유는 쉽게 유추할 수 있겠다. 사회의 환부를 남보다 먼저 감지해 詩라는 언어로 그것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poem)가 아닌, 시(poetry)라고 얘기하는 것은, 바로 '자세'의 문제다. 아름다움에 대한 자세, 세상에 대한 자세. 교과서를 통해서가 아닌, '진짜' 시를 처음 만났다. 《랭보시선》. 질풍노도, 열폭작렬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어쩌다 그를 만나게 됐을까.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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