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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용산참사 1년, 불길과 빗물

2009년 1월20일.
불길이 치솟았고, 여섯 명이 죽었다.

딱 1년, 2010년 1월20일.
빗물이 내린다. 최근 가까스로 장례를 치른 다섯 명의 눈물일까.

꼭 의미를 부여할 것 없이도 내렸을 비다.
그럼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건, 오늘로 1년이 됐기 때문이다.

용산참사.

그냥 좀 마음이 그렇다.
지진으로 육신과 마음 모든 것이 파괴된 아이티의 참사.
1년이 됐고, 우리에게 마음의 빚을 남긴 용산 참사.
참사로 뒤범벅된 세계.
그럼에도 꾸역꾸역 살아가는 우리들.
커피 한 잔에 담긴 내 마음은 그냥... 그렇다.

박래군.
이권과 권력의 횡포 앞에 인권과 사람을 위해 늘 투쟁했던 그 이름. 
"이행자 시인이 “박래군 같은 사람이 다섯 명만 있었다면 나라 꼴이 이 지경은 아닐 것!”이라고 호언장담할 정도로 그는 ‘타고난 활동가’이자 ‘운동진영의 보배’로 손꼽혀왔다."
그저 활동가·투사인 줄로만 알았던 그는, 한때 문학소년이었다.
야만의 시대는 문학소년마저 투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 래군이 형 (한겨레, 김별아)

아울러, 김진숙.  ≪소금꽃나무≫. 달라진 것은 없다. 별일 없이도 산다.
그냥 이 비가, 마음을 건드릴 뿐이다.
☞ 용산 참사 1년, 김진숙을 읽고도 별일 없이 산다


[용산 부활도], 이윤엽


부디, 이 다섯 분이 웃음처럼 환하게 부활하시고,
국가에 의해 희생 당한 경찰 한 명도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