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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아주 간혹 소심하게 묻고 싶은, 결혼에 대한 어떤 것 이젠 시간이 좀 흘렀으니, 얘기해볼게. 최근 결혼식 2건을 달렸지. 부산과 영주를 오가면서. 물론 하객으로서.^^ 뭐, 몸이 좀 힘들긴 해도 충분히 축하해주고, 밥도 얌얌. 두 쌍 모두, 행복해 하더군. 암, 그래야지. 이 몸이 친히 갔는데, 행복해하지 않으면 되겠어? 어쨌든, 다녀와서 바로 얘기하긴 좀 미안하더라구. 두 쌍 다 허니문 다녀왔으니, 나도 썰이나 푸는게지. 결혼 못(안)한 싱글남의 푸념이랄까. 푸헐. 김혜리가 만난, 장한나가 재미난 얘기를 하더라. 작년 쯤 독일에서 있었던 일인데, 한 정치인이 결혼에 유효기간을 두자는 주장을 폈대. 그걸 국회에 제출까지 했나봐. 아마. 그 주장이란 게 뭔가하니, 결혼을 딱하면 유효기간을 5년으로 일단 두고, 그 기간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거지. 그러다 5년이.. 더보기
사랑은, '오렌지주스'에서 시작한다... 연말연시, 곧 덕담이 난무하는 시즌. 누구에게든, 상투구든 뭐든, 좋은 말 한마디씩은 던지는 것, 익숙하지. 전화, 문자, 대면 등을 통해 주고 받은 새해인사를 담자면, 누구나 트럭 백만스물두개 정도는 될 터. "복 받아라"는 클리셰가 가장 흔할 테고, 내 경우, 다음으로 많은 것은, "결혼해야지" 정도가 되시겠다! 뭐, 결혼 안(못)한 종족들의 피할 수 없는 덕담? 악담? "올해는 결혼하냐?" "좋은 소식 좀 듣자" "올핸 국수 먹게 해주는 거냐?" "새해 장가도 좀 가고..." "새해엔 결혼해서 부모님을 즐겁게 해주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사회적 어른!..." 뭐, 이런 말들이 우수수 쏟아지더군. 몇년째야, 대체.^^;; 이 말 건네는 사람들도 슬슬 지겨워질 때가 됐지 싶은데, 제일 만만한 덕담인가?.. 더보기
'재혼'보다는, 그냥 '결혼' 예기치 않은, 결혼식이었다. 와이프랑 애 낳고, 자알~ 살고 있던 녀석이었다. 물론, 결혼식 하지 않은 건 알고 있었지만, 별로 관심 없는 듯 했다. 그랬던 녀석이, 얼마전 전화를 통해 결혼식을 알렸다. 오랜다. 그러면서 조용히 오랜다. 허허, 올 가을, 모처럼 시즌2를 열었더니, 섭섭찮게 이렇게도 예외를 만들어주는군. 물론, 청첩장은 못 받았다. 녀석이 결혼 전 만남에서 깜빡했다며 가져오질 않았다. ☞ 2007/09/29 - [돼지털 싱글스토리] - 청첩장 이후, 두번째 시즌의 도래 녀석은, 이른바 세상에서 말하는 '재혼'이었다. 녀석은 그래서, 이번 결혼식이 쪽 팔린다고 해댔다. 처가집에서 식을 하자고 자꾸 말씀하셔서, 어쩔 수 없이 날을 잡았다고 했다. 다른 녀석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해서, 식장에 .. 더보기
청첩장 이후, 두번째 시즌의 도래 청첩장이 밀려오던 때가 있었어. 특히 봄과 가을이면 그래. 시즌이 돼서 친구들이 만나면 서로 수다를 떨었지. 축의금 때문에 얇아질 지갑이 안스러워서. 이번 계절엔 몇번이나 가야한다는 둥, 우리는 축의금 서로 내지 말자는둥. 청첩장은 그렇게 시즌을 알리는 전주곡이었지. 지방까지 원정을 불사하는 우리는 용감한 하객이자 싱글이었다규. 물론 몇년 전부터 나는 그저 헐렁한 하객이었지. 결혼식장에 오는 여성 하객들을 눈여겨 보는 것도 뜸해졌다. 하객으로 와서 눈 맞아 결혼한 커플도 간간히 있었지만, 그건 그저 남 얘기.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 많은 하객 시절은 끝났어. 그날 밥이 잘 나오면 그것으로 충분해. 내 기준으로 결혼식의 성공 여부는 밥이나 피로연에 달려 있었던게지. ^^; 지난 봄만 해도 청첩장은 내 손에 .. 더보기
당신에게 'devil person'은 누구? (에쿠니 가오리 지음, 소담출판사 펴냄, 2004). 처음 제목과 마주 대했을 때 어떤 의미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주말이 몇 개라고 묻다니. 일주일에 한번 있는 주말도 감지덕지, 부둥켜안고 놓아주고 싶지 않은 마당에, 몇 개냐니, 몇 개냐니. 놀리냐, 놀리냐, 이렇게 되레 묻고 싶다. 물론, 에쿠니 가오리의 주말은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하는 호기심도 인다. 우연히 받은 선물이다. 선물 준 사람은 가벼운 책을 골랐단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건조함’을 좋아하는 나로선, 나쁘지 않다. 아니, 감지덕지. 아~싸 가오리~ 외쳐야 할 판이다. 더구나 처음 접하는 가오리의 에세이. 어떨까? 소설과 다른가? 그 건조함은 여전해? 에세이 주제가 결혼생활 행간이라. 그의 소설 속 결혼은 당최 환상이라곤 없었으니. 이.. 더보기
결혼 말고 사랑 살다보니까, 그런 틀이 있더라. 어느 연령대에선 이래야 하고,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이 땅엔 '적령기'라는 이름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더군. 사실 몰랐어. 때가 돼서 학교는 당연히 가야하는 걸로 알았고, 대학에 안가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줄 알았고, 졸업하면 직장을 구해야 하는 것으로 알았고, 직장을 구하면 결혼을 해야 하는 줄로 알았고, 결혼을 하면 애를 낳아야 하는 식으로. 그때 나는 별로 의심치 않았다. 아니 관성이었던 게지. 뭘 알았겠어. 이건 무슨 수학공식 같잖아. 정해진 틀에 맞춰서 답을 구해야하는. 명절을 앞두고 사실 이런 기사 나온 것도 우습고, 의심스러워. ☞ 배우자 없으면 자살 비중 높아 대체 이런 기사를 쓰는 건 대체 무슨 의도야. 명절이 미혼·비혼자에게 어떤.. 더보기
싱글, 네 멋대로 행복하라 엊그제 만난 친구 녀석. 녀석은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다. 이른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성' 범주에서 포함돼 있는 셈이다. 간혹 만나는 녀석이다보니, 녀석은 날 만나자마자 늘 같은 걸 묻는다(하긴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 거의 모두가 상투적으로 이 말을 던진다). "좋은 소식 있어?" '좋은 소식'이라함은 물론 예상하는 대로다. 혹시 결혼이라도 하냐 이거지. 물론 늘 아니라고, 그만 물어보라구, 그런 거 있음 내가 먼저 말한다,라는 식으로 답변하지만, 좀 지겹기도 하고, 어쩌다 짜증나는 순간도 있고, 원하는 소식을 못 전해줘서 미안한 감정이 들 때도 있다. 뭐 그렇다고 지금 좋은 소식 안고갈 여지도 없지만.ㅋ 내가 사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수순이 있고, 틀이 있다. 녀석도 그 수순이 당연한 것이라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