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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사랑은, '오렌지주스'에서 시작한다... 연말연시, 곧 덕담이 난무하는 시즌. 누구에게든, 상투구든 뭐든, 좋은 말 한마디씩은 던지는 것, 익숙하지. 전화, 문자, 대면 등을 통해 주고 받은 새해인사를 담자면, 누구나 트럭 백만스물두개 정도는 될 터. "복 받아라"는 클리셰가 가장 흔할 테고, 내 경우, 다음으로 많은 것은, "결혼해야지" 정도가 되시겠다! 뭐, 결혼 안(못)한 종족들의 피할 수 없는 덕담? 악담? "올해는 결혼하냐?" "좋은 소식 좀 듣자" "올핸 국수 먹게 해주는 거냐?" "새해 장가도 좀 가고..." "새해엔 결혼해서 부모님을 즐겁게 해주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사회적 어른!..." 뭐, 이런 말들이 우수수 쏟아지더군. 몇년째야, 대체.^^;; 이 말 건네는 사람들도 슬슬 지겨워질 때가 됐지 싶은데, 제일 만만한 덕담인가?.. 더보기
싱글의 좋은 점? 올 가을엔, 결혼식 갈 일 없다 했더니. 이런 킁, 역시 그냥 넘어가진 않더라니. 줸장. 친하지 않은 고등학교 동창놈의 결혼식장엘 끌려갔다. 그 자리를 찾은 친구들이 불렀다. 끝나고 술한잔 하자는 차가운 유혹. 이런 시베리아들.-.+ 마침 식장 근처에 있었던 탓에, 저녁도 때우고 술도 얻어먹을 요량으로 결혼식장엘 갔었지. 친구 어머니도 오시고, '넌 결혼 언제하냐'는 식상한 질문이 역시나, 훌쩍 넘어온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뭐? 그저 웃으면서 '어머니가 소개해주세요~ '라는 애교성 멘트. ^^; 결혼식은 성대하더군. 화환은 넘치고, 화환에 적힌 명단 역시 기름기가 좔좔. 뭐 나야 밥만 잘 먹으면 되니까, 신경쓸거 없고. 결혼한 녀석과 상대적으로 더 가까운 친구놈은 스토리를 좔좔좔. 그 녀석 어머님의 .. 더보기
[한뼘] 나는 당신을, 감탄한다... ...“생각하고 느끼고 숨쉬는 그 어떤 인간도 총을 손에 쥐어서는 안 된다. 분노와 공포에 사로잡힌 미국인에게 총은 거대한 일부분이다. 그러나 폭력은 분명 우리를 좀먹는다. 에리카의 변신 역시 종말을 고할 것이다.” “난 정말이지 제목이 맘에 들지 않았다. 총을 들어 누군가를 쏘는 것은 용감한 게 아니다. 내가 누군지 알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용감한 행동이다.” 포스트 9·11 시대 미국인의 히스테리를 기이한 방식으로 옹호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영화 에 대한 포스터의 입장이다... - 중에서 - ...두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으로 9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포스터는 아이의 아버지는 물론 임신 경위에 대해서도 밝힌 바 없다. 레즈비언이 아니냐는 오랜 의혹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언급을 삼간.. 더보기
청첩장 이후, 두번째 시즌의 도래 청첩장이 밀려오던 때가 있었어. 특히 봄과 가을이면 그래. 시즌이 돼서 친구들이 만나면 서로 수다를 떨었지. 축의금 때문에 얇아질 지갑이 안스러워서. 이번 계절엔 몇번이나 가야한다는 둥, 우리는 축의금 서로 내지 말자는둥. 청첩장은 그렇게 시즌을 알리는 전주곡이었지. 지방까지 원정을 불사하는 우리는 용감한 하객이자 싱글이었다규. 물론 몇년 전부터 나는 그저 헐렁한 하객이었지. 결혼식장에 오는 여성 하객들을 눈여겨 보는 것도 뜸해졌다. 하객으로 와서 눈 맞아 결혼한 커플도 간간히 있었지만, 그건 그저 남 얘기.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 많은 하객 시절은 끝났어. 그날 밥이 잘 나오면 그것으로 충분해. 내 기준으로 결혼식의 성공 여부는 밥이나 피로연에 달려 있었던게지. ^^; 지난 봄만 해도 청첩장은 내 손에 .. 더보기
오래된 목욕탕을 가다, 그리고 아버지를 만나다... 영화를 핑계로 고향을 찾았다. 뭐 영화 때문에 고향을 찾은 거라고 봐야 더 정확한 것이겠지만. 이젠 거의 이방인처럼 간혹 낯설게도 느껴지는 고향. 부모님도 그곳을 떠나신 마당이니, 내 고향은 그저 추억으로만 충전해놓고 방전시킬 뿐이었다. 그럼에도 친구들은 여전했고, 영화는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10월의 부산만큼은 '달콤한 나의 도시' 아니겠는가. 그러다 우연찮게, 내 살던 동네에 발을 디뎠다. 예기치 않았던 방문.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도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던 차였다. 무엇이 날 이끌었을까. 전날의 과음 때문이었을까. 전날 목욕을 못해 찌뿌둥한 몸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쉬고 싶어서? 목욕탕이 떠올랐다. 그 오래전 목욕탕은 그대로일까, 아니면 다른 용도로 활용되고 있을까. 궁금했다. 아니.. 더보기
결혼 말고 사랑 살다보니까, 그런 틀이 있더라. 어느 연령대에선 이래야 하고,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이 땅엔 '적령기'라는 이름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더군. 사실 몰랐어. 때가 돼서 학교는 당연히 가야하는 걸로 알았고, 대학에 안가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줄 알았고, 졸업하면 직장을 구해야 하는 것으로 알았고, 직장을 구하면 결혼을 해야 하는 줄로 알았고, 결혼을 하면 애를 낳아야 하는 식으로. 그때 나는 별로 의심치 않았다. 아니 관성이었던 게지. 뭘 알았겠어. 이건 무슨 수학공식 같잖아. 정해진 틀에 맞춰서 답을 구해야하는. 명절을 앞두고 사실 이런 기사 나온 것도 우습고, 의심스러워. ☞ 배우자 없으면 자살 비중 높아 대체 이런 기사를 쓰는 건 대체 무슨 의도야. 명절이 미혼·비혼자에게 어떤.. 더보기
[한뼘] 싱글스타일 최근 탄산고양이님이 지은 이란 책이 나왔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다. 아마도 싱글라이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대에 따른 기획도서겠지. 나는 싱글 앞에 붙이곤 하던 '화려한'이란 수식어가 별로 달갑지 않다. 불온한 목적에 의한 것이니까. 스타일도 어쩌면 비슷한 목적이 아닐까도 싶지만, '화려한'보다는 거부감이 덜하고. 제목 하나만큼은 낚시질하기 딱 좋으네. ^.^ 나도 낚였다. 파닥파닥. 한 이벤트에서 그래서 싱글스타일을 묻더라. 답변해줬다. 고독한 자기푸념에 그칠지 모를 일이지만, 거친 바람 속에 홀로 내팽겨쳐진 것이 싱글의 숙명일지는 몰라도, '싱글스타일'은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위로할 줄 아는 것. 시간의 나이테가 품은 애정의 수액을 모아 자신을 향.. 더보기
싱글, 네 멋대로 행복하라 엊그제 만난 친구 녀석. 녀석은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다. 이른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성' 범주에서 포함돼 있는 셈이다. 간혹 만나는 녀석이다보니, 녀석은 날 만나자마자 늘 같은 걸 묻는다(하긴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 거의 모두가 상투적으로 이 말을 던진다). "좋은 소식 있어?" '좋은 소식'이라함은 물론 예상하는 대로다. 혹시 결혼이라도 하냐 이거지. 물론 늘 아니라고, 그만 물어보라구, 그런 거 있음 내가 먼저 말한다,라는 식으로 답변하지만, 좀 지겹기도 하고, 어쩌다 짜증나는 순간도 있고, 원하는 소식을 못 전해줘서 미안한 감정이 들 때도 있다. 뭐 그렇다고 지금 좋은 소식 안고갈 여지도 없지만.ㅋ 내가 사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수순이 있고, 틀이 있다. 녀석도 그 수순이 당연한 것이라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