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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함께 읽어요]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하는 책 ①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잇닿아 있다."

환상문학의 대가이자 아르헨티나의 대문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말입니다. 그것은 사람뿐 아니라 자연, 사물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것이겠죠.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있는 것을 잇기 위해 마을공동체를 호명한 지금, 우리는 많은 것이 잇닿아 있음을 조금씩 깨닫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획일주의에 평생 맞서고 개성적인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길은 예전의 길에서 벗어나야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하고, 책밖으로 나와 세상에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몸과 마음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일이 행복이며 건강의 올바른 정의가 아닐까요.

여기, 함께 읽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읽고 싶은 것들입니다. 지금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보이는 것으로 여겨질지 몰라도 가까운 내일,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책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이 없더라."

당신과 함께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할 수 있는 이 책들, 읽고 싶습니다.


≪삶은 홀수다≫

싱글 천국, 커플 지옥? 아니다! 삶을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멘탈갑’이다. 좋은 친구, 좋은 이웃, 포기할 수 없고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혼자인 것도 존재의 운명이다. 존재의 의미를 일깨우고 고립감에 포박당하지 않게 하는 내면의 힘도 필요하다. ‘홀로 있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자유로운 것인지 아는 사람은 ‘삶은 홀수’라는 말의 의미를 안다. 혼자 잘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여럿과도 잘 지낼 수 있다. 외톨이나 히키코모리와는 다른 ‘홀수’를 주목하라!


《몰락 선진국 쿠바가 옳았다》

쿠바를 아직도 ‘사회주의’ 혹은 ‘주적’의 프레임(테두리)에서 본다면, 그는 (시대에 뒤떨어진) 바보다. 물론 물질적으로 여전히 가난하다. 그럼에도 쿠바는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나라’다. 모두가 가난하지만, 누구도 굶어죽거나 소외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존엄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나라,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쿠바혁명기념일(1월1일), 쿠바에서 만나자! 혁명 때문이 아니다. 춤 때문이다. 당신과 쿠바의 모든 곳에서 춤추고 싶다. <치코와 리타>에서 그들이 사랑했던 쿠바의 시절처럼.

 

《행복의 경제학》

“세계화는 인간과 환경을 희생시켜 자신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는 초국적 기업의 작품”이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화와 성장’의 신화에 속았다. 이젠 눈을 떠야 한다. 지역화, 마을화를 통해 우리는 “지속 가능한 삶, 갈등의 평화적 해결, 일자리 창출, 아이 양육, 적절한 교육 제공, 또는 삶을 기리고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마을에 행복이 있다! 목적이 아닌 과정에서 나오는 무엇이다.

 

《미생》

일본에 《시마과장》(지금은 ‘시마사장’이 됐다!)이 있다면, 한국에는 ‘장그래’가 있다. 한국판 샐러리맨 만화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힌 작품이다. 바둑을 하던 장그래가 종합상사에 들어가서 겪는 좌충우돌은, 노동자인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미생, 즉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는 여전히 흉포한 자본과 권력에 휘둘리는 우리의 또 다른 호칭이기도 하다. 노동을 배제한 자본주의는 사랑 없는 결혼 생활과 같다. "그게 어때서?"라고 묻는다면, 더 할 말은 없다. 마을에서도 노동(자)은 반드시 고려하고 숙고해야 할 문제다. 다양한 재미와 관점이 있지만 《미생》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문제는 당연히 '노동'이다.


 

《서울은 깊다》

과연 서울에 사는 우리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곳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 서울은 무엇인가. 우리의 서울은 안녕한 걸까. 서울의 속살을 좀 더 알고 싶다면 《서울은 깊다》는 충분히 유용하다. 그렇게 당신의 서울에 발을 디뎌라. 이 책을 보고 난 후, 당신의 서울이 달라질 것이다. 장담한다. 서울이 깊으면 마을도 깊어진다. 내 사는 공간(장소)에 대한 나의 태도와 시선 때문이다.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집이 ‘사는 곳(living)’이 아닌 ‘사는 것(buying)’이 돼 버린 시대. 그것은 우리의 잘못된 가치가 빚은 참사다. 그러니 ‘낡은 책과 다듬지 않은 돌로 지은 집’ 잔서완석루를 만들기 위해 건축가(이일훈)와 건축주(송승훈)의 ‘생각나눔’을 통해 집의 진짜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건축의 지형과 삶의 지형은 결국 같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것이 건축의 문제이자 삶의 문제라는 이들의 생각나눔은 당신의 세계를 한 뼘 더 넓혀줄 것이다.

 

(띄엄띄엄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