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126주기와 김수행 교수
훌쩍 10년이 넘은 어느 날,『자본론』(비봉출판사)을 샀다. 상하, 2권짜리. 느닷없이, 라는 표현이 맞겠다. 투철한 사회역사적 인식을 갖춘 운동권은커녕, 하루하루 용맹정진하면서 학문과 맞서자했던 학구파도 아니요, 그렇다고 책에 탐닉하던 탐독가도 아니었으며, 학업이나 학교보다는 그저 딴짓에 주로 몰두하던 어설픈 복학생. 이유는 모르겠다. 왜 그런 느닷없는 짓을 감행했는지에 대해선. 뭔가, 텅 비어있음을 깨닫고 괜히 있어보이기 위한 작태였을까. 아님 IMF 이후의 폐허에서 뭐라도 붙잡기 위한 발악이었을까. 그것도 아님, 그저 충동적인 구매? 책을 보니, 줄도 그어져 있고, 상권의 절반 정도를 읽었다. 역시나, 포기한 게다. 뭐, 어쩌겠나. 대가리가 따라줘야지. 어쨌든, 늘 늦된 나는 그때 아마 처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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