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는 봄이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형도는 봄이다... 죽고 나서도, 이십 년이 되는 해는 뜻 깊은가보다. 고 기형도. 요절함으로써 공고한 신화로 재무장된 시인. 1989년 3월7일 새벽, 이슬 맺힌 시간에 종로통에서 그는 싸늘히 식어있었다. 만 스물 아홉의 나이였다. 그날로부터, 20년이 흘렀고, 오늘을 기형도 20주기라고 부른다. 지금은 없어진 파고다극장. 종로의 그 부근을 지날 때마다, 나는 파고다극장이 있던 자리를 바라본다. 그리고 기형도를 떠올린다. 정작 그의 시는 잘 모르면서. 군대를 제대하고나서야 그의 이름과 존재를 처음 알았다. 그렇게 끌리던 시절 아니던가. '요절'이라는 치명적인 매혹에. 당시 우리에게 알려진 바로, 파고다극장은 극동극장과 함께 게이들의 아지트였다. '호모포비아'에 사로잡힌 사회적 환경은, 그곳에 대한 유언비어와 왜곡된 정보만..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