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이 말하는, 『공무도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김훈
칼에 베인 듯, 그렇다고 깊은 자상은 아니지만, 살짜기 나간 살점이나 마음점이 어쩔 땐 더욱 쓰라릴 때도 있잖나. 말하자면, 《칼의 노래》가 그랬다. 글이, 글자가, 글씨가, 그리하여 문체가 그리도 날카로울 수 있다는 것, 처음 실감했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 아, 뭐랄까.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그래서, 다른 김훈의 소설 읽기를 꺼렸다. 에세이는 상관 없었지만. 그리고, 《공무도하》를 봤다. 부러 선택한 것은 아니고, 읽어야만 하는 상황. 음, 달랐다. 《칼의 노래》와 다른, 이닝을 마무리하는 묵직한 돌직구 같은 느낌. 몇 차례 광화문 언저리에서 스쳤던 김훈 선생. 교보문고와 길에서. 스스로 보수주의자를 자처하지만, 글쎄, 마냥 그런 것 같진 않다. 뭐, 내가 재단하거나 왈가왈부할 건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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