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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

랭보, 두번의 매혹은 없을 詩 시인이 위대한 이유. “사회의 환부를 남보다 먼저 감지하는 몸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란다. 동의한다. 이상과 윤동주가 그랬고, 백석과 김소월이 그랬으며, 김수영이 그러하였다. 그럼 서정주는 뭐냐, 고 묻는다면, 환부를 먼저 감지했지만, 그는 일본 제국주의를 향해 자신의 몸을 낮췄다, 고 얘기하겠다. 그렇다면, 시가 위대한 이유는 쉽게 유추할 수 있겠다. 사회의 환부를 남보다 먼저 감지해 詩라는 언어로 그것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poem)가 아닌, 시(poetry)라고 얘기하는 것은, 바로 '자세'의 문제다. 아름다움에 대한 자세, 세상에 대한 자세. 교과서를 통해서가 아닌, '진짜' 시를 처음 만났다. 《랭보시선》. 질풍노도, 열폭작렬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어쩌다 그를 만나게 됐을까. 아마.. 더보기
바람이 분다, 랭보를 만나야겠다 어제 8일, 입동이 지났지만, 낮에는 가을이 완연하다. 작년과도 다르게. 그래서일까. 올해의 랭보는 어쩐지, 더욱 쓸쓸해뵌다. 겨울바람이 슬슬 불어줘야 랭보는 어울린다. 대선(전야)바람도, 삼성(비자금)바람도 아닌, 시린 한기를 품은 바람. 가을을 향한 이별이 잘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지게끔. 어떤 말도 없이 훌쩍 떠나버린 연인처럼 가을이 멀어지고 있어야, 랭보는 바람구두를 신고 나타날 것 같단 말이다. 그렇다. 내일(10일)은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 랭보의 116주기다. 그래서일까, 오늘 문득 생각난 노래가 이것이었다. 소라 누나의 '바람이 분다'. 어쩐지 이 노래를 듣다가, 길을 나서면 문득, 멈춰서서 눈물이 날 것 같다. 바람이 불고, 눈물이 날 것 같은.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의 외로움과 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