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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1일

청춘의 시작과 끝, '리버 피닉스' 오늘, 시월의 마지막 날.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헤어졌다던 그날. 좀더 어린 시절, 날 매혹시켰던 한 청춘의 시작과 끝. 집시의 아들이 어쩌다 할리우드라는 정글에 몸을 담게 됐지만, 히피처럼 자연과 좋은 사람들과 공생하면서 생을 꾸리고 싶었던 한 청춘. 오늘 하루, 1993년 10월31일, 구름의 저편으로 간, 길의 감식자, '리버 피닉스'를 생각한다. '히치하이커'에 기고했던 글. ******************* 여기 이 말. “우리가 가장 아름다운 꽃을 먼저 꺾어 식탁을 장식하듯, 신은 가장 아름다운 인간을 먼저 데려가 천국을 장식하신다… ” 그래서일까. 어떤 청춘은 천재의 이름으로, 신화란 명목으로 하늘의 이른 부름을 받는다. 10월의 마지막 날, 한 청춘이 영원히 박제됐다. 시작인줄 알았던.. 더보기
불사조가 된 청춘, '리버 피닉스' 누군가에게 가을은 그렇더이다. 가을은 고독 혹은 외로움. 아니면 그리움. 시월의 마지막 날. 아무 것도 아닌 날이면서도 아무 것도 아닌 날이 아닌 날. 사실, 쓸데 없는 장난이지.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만들어 놓은 '시월의 마지막 밤' 환상과, 리버 피닉스의 요절 혹은 영면이 새겨놓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박제된 아름다움. 가끔 그렇게 속절없이 날 울리는 게지. 악마적인 퇴폐와 고질적인 순수를 가졌던 한 청년. 너무 아름다워서 슬픈 사람. 매년 지겹지 않냐,고 누군가는 묻는데. 글쎄. 아직은 그닥 지겹진 않네. 사실 이렇게라도 꺼내지 않으면, 내가 이 세계의 야만 속에 속절없이 함몰될 것 같고, 감성이 노화하여 땅으로 하강한 낙엽처럼 바싹 으스러질 것 같아. 결국 지난해 긁어부스럼이 된 감상에서 크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