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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월,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시월의 마지막 날, 리버 피닉스가 훌쩍 스쳐 지나가면, 곧 그렇게, 11월이 온다. 그것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인디언 아라파호 족) 자연과 세월의 숨결이 곧 자신들이라 여기는 인디언들은, 샌드크리크 대학살(1864)이 벌어진 11월을 그렇게도 부른다. 19세기의 미합중국의 백인들은, 지금의 쥐망나니 MB무리처럼 치졸하고 졸렬했다. 콜로라도 민병대는 샌드크리크의 티피(인디언 천막집)에서 인디언들을 몰살시켰다. 남부 샤이엔족의 추장 검은솥이 그들과 평화협정을 맺고 백기를 받아 들었음에도 말이다. 133명의 인디언들이 도륙을 당했고, 그중 98명은 여자와 아이들이었다. 백인 민병대가 피에 굶주린 흡혈귀처럼 인디언 마을을 기습하고, 당초 그땅의 주인이었던 그들이 신의를 저버린 백인들에 의해 사라.. 더보기
바람이 분다, 랭보를 만나야겠다 어제 8일, 입동이 지났지만, 낮에는 가을이 완연하다. 작년과도 다르게. 그래서일까. 올해의 랭보는 어쩐지, 더욱 쓸쓸해뵌다. 겨울바람이 슬슬 불어줘야 랭보는 어울린다. 대선(전야)바람도, 삼성(비자금)바람도 아닌, 시린 한기를 품은 바람. 가을을 향한 이별이 잘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지게끔. 어떤 말도 없이 훌쩍 떠나버린 연인처럼 가을이 멀어지고 있어야, 랭보는 바람구두를 신고 나타날 것 같단 말이다. 그렇다. 내일(10일)은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 랭보의 116주기다. 그래서일까, 오늘 문득 생각난 노래가 이것이었다. 소라 누나의 '바람이 분다'. 어쩐지 이 노래를 듣다가, 길을 나서면 문득, 멈춰서서 눈물이 날 것 같다. 바람이 불고, 눈물이 날 것 같은.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의 외로움과 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