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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11일의 봄 한 달 전, 3월11일 오후 2시46분. 일본 동북부 센다이시 동쪽 179km, 해저 20km 지점에서 규모 9.0의 강진. 더불어 최고 38m에 달하는 쓰나미. 이어진 원전의 파괴까지. 일본 열도는 흔들렸다. 결국, 흔들린 것은 이 세계였다. 아직 여진은 계속 되고, 어떤 삶이든 그 재앙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2001년 9월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붕괴가 일어났던 날로부터, 10년이 약간 미치지 못한 시간. 허나 11일의 비극이 다른 형태로 반복됐다. 어쩌면 누군가는 11일의 트라우마를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이 없는 상상이지만, 9.11과 3.11 그 재앙의 현장들에서 소중한 무엇을 잇따라 상실당한 누군가가 있다면... 끔찍한 상상이다.ㅠ 한 달이 흘렀고, 10주기가 다가온다. 4월11일. 그.. 더보기
9.11, 아옌데를 위하여 (떠나요, 둘이서, 9월의 칠레로~) 요즘 '칠레', 하면 무사귀환부터 바라게 된다. 알다시피, 지하 700m 갱도에 갇힌 33인의 광부 때문이다. 8월5일에 갇혔으니 한 달도 넘었다. 구출작업도 늦어졌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됐는데, 3~4개월이 걸린단다. 다행이랄지, 8.8cm의 초큼한 구멍을 통해 외부와 소통하고 있다. 그들이 부디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면서도, 8.8cm의 구멍을 통해서만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 엉뚱하고 미안한 호기심도 든다.-.-;; 아울러, 그보다 더 험한(혹은 악랄한) 갱도에 빠진 우리를 생각한다. 칠레의 33인 광부는 구조된다는 기대라도 있지만, 현재의 내 심정은, 이땅의 갱도에선 아니다. 도리도리. 우리가 갇힌 갱도에는 8.8cm의 지름만큼도 안 되는 구멍이 있을 뿐이다. 하긴, 그거라도 어딘가 싶다. 대부.. 더보기
당신의 9.11은 어떠하신가 오늘은, 9월11일. 날짜를 접하는 순간,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이, 바로 그, 9·11. 뉴욕에 자리한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이 힘없이 무너지던 그 광경. 그것은 아마, 21세기를 실질적으로 연 사건이었다. 그러니까 2001년 9월11일 이전까지는, 21세기가 진정으로 도래한 시점이 아니었던 듯 싶다. 그럼에도, 우리는 확인했다. 21세기가 왔다지만, 20세기의 야만이 현재진행형임을. 21세기가 우리에게 별천지를 선사할 것이 아님을. 그렇다. 그 9·11은 그렇게, 21세기의 인류의 첫번째 트라우마였다. 미국이 정의한 '테러'(분명 다른 입장에서는 어쩌면 '성전'이었을테니)의 이미지로 각인된. 불안과 공포를 무기로 권력과 대중의 보수화가 급격히 진전된. 하지만 그 9·11이 터지기 전까지, 9월.. 더보기
9.11, 영원한 우리의 트라우마 9.11. 오늘 날짜기도 하지만, 이미 고유명사화된 단어. 그렇게 9.11은 20세기에서 21세기까지 관통한 모든 세계인들에게 씻길 수 없는 트라우마다. 벌써 올해 6년. 그 이후, 우리가 발 디디고 있는 이 세계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인류는 여전히 비극을 잉태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슬픔과 비극으로부터 그 무엇도 배우지 못하는 인류의 고된 업보다. 오로지 주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복수? 최근 미국의 여론조사에서도 9.11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조사 대상자의 81%가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사건으로 '9.11'을 꼽았다. 그리고 91%가 미국 내에서 그 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었다. 71%는 개인적인 묵도 등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