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보, 두번의 매혹은 없을 詩
시인이 위대한 이유. “사회의 환부를 남보다 먼저 감지하는 몸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란다. 동의한다. 이상과 윤동주가 그랬고, 백석과 김소월이 그랬으며, 김수영이 그러하였다. 그럼 서정주는 뭐냐, 고 묻는다면, 환부를 먼저 감지했지만, 그는 일본 제국주의를 향해 자신의 몸을 낮췄다, 고 얘기하겠다. 그렇다면, 시가 위대한 이유는 쉽게 유추할 수 있겠다. 사회의 환부를 남보다 먼저 감지해 詩라는 언어로 그것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poem)가 아닌, 시(poetry)라고 얘기하는 것은, 바로 '자세'의 문제다. 아름다움에 대한 자세, 세상에 대한 자세. 교과서를 통해서가 아닌, '진짜' 시를 처음 만났다. 《랭보시선》. 질풍노도, 열폭작렬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어쩌다 그를 만나게 됐을까.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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