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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라, 직딩아~

노동, 절!

5월1일. 노동절. 메이데이(May Day).

'노동'에 '절' 한 번 하고 시작하자. 꾸벅. 노동, 절!


늘 노동자였으며, 지금도 커피 노동자 혹은 잡문 노동자인 내게,
노동절이야말로 경축일이며 좋은 날.
'근로자의 날' 따위가 아닌 '노동節'!
(따져보라. '節'을 붙일 수 있는 날. 광복절, 개천절 등의 의미를.)

물론 과거보다는 덜하지만, 
나는야 그래도 이날이면 가슴이 벌렁벌렁하는 노동자.
메이데이의 기원 / 윤진호

노동자인 당신도 이날, 목소리 한 번 질렀겠지? ^.^
'노동절 120돌' 세계 노동자 한목소리

오늘, 120돌 맞은 노동절, 노동을 했다.
피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있고.
커피 한 잔하면서 '인터내셔널가'를 팡팡팡 들었다.

나는 그렇게, 노동자다.
노동절에 일해야만 하는 노동자는,
그 정체성을 부정당하는 것 같은 억울한(?) 생각도 들었지만,
오늘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해야 했던 모든 노동자들의 노고에 경배를!

뭣보다 비정규직, 저임금 등으로 자본에 흡혈당하는 이들에게 손을.
'노동 천국, 자본 지옥'의 세상을!
제120돌 세계노동절을 맞아 민생, 민주주의 회복과 비정규직 철폐를 실현하자


근데 사실, 아주 솔직하게, 나는 노동은 초큼만 하고 싶다.
하루 4시간 일하고. 
일주일 4일 일하는.
월급, 그까이거 적어도 좋다.
내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노동이 삶과 일상을 채우고,
자본(돈)에 휘둘리는 노예임을 거부하는. 나는 그렇게 노동자이고 싶다. 

또 솔직하자.
이날 좋아하는 여자가 결혼식을 올렸다.
그 여자, 박기영이다. 그렇다. 가수다. 예쁜 가수다. 노래'도' 잘한다.
노동절이라 부풀어올라야 할 가슴, 그 소식 때문에 한 구석이 텅.
아, 물론 그 여자와 결혼할 꿈 같은 거, 꾸지도 않았다.
그래도,
동건이 형 생각하면 가슴 한 구석이 텅, 한 여자들은 알 테지. 그 심정. 흑.

인터내셔널가? 낮에만 그랬다.
밤 깊은 지금, 내 귀엔 '산책'이다.
별 일 없니/ 햇살 좋은 날엔/ 둘이서 걷던 이 길을 걷곤 해...

이 노래 한창 때, 내게 닥친 쓰라렸던 이별, 생각이 난다. 
주야장천 '산책'만 들었다. 불러댔다. 읊어댔다. 내 이별을 달래주던 이 노래.
노동자도 그렇게 이별을 한다. 노동자는 그렇게 '산책'하면서 마음을 달랜다.

잘 있니. 내 지난 사랑아. 
소중한 내 생의 한 조각이었다.
그 사랑, 한때 내 삶이자 열정이었으며, 퍼스낼리티였다. 
박제된 것이지만, 지금의 나를 형성하고 있는 작은 부분이다.
아무렴, 노동자도 그렇게 뜨겁게 사랑을 한다. 박기영, 행복해라.

120돌 노동절, 박기영 결혼기념일.
2010년 5월1일의 어느 풍경.

참, 노동절 다음날인 내일, (장)동건 형과 (고)소영 누나의 결혼이다.
나? 아무 느낌 없다. 그들은 어차피 나랑 완전히 다른 세계인걸, 뭐.ㅋ


2009/05/01 - 노동절! 노동하고, 또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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