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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소믈리에

내가 곧 미디어로소이다!

2년여 전 적을 두고 있던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에서 창간 기념으로 꾸며본 '10년 뒤 미디어세상'이라는 콩트다. 이용호 화백이 그림을 잘 그려줘서 허접스러운 글이 그나마 조금 살았다. 예언이나 예측과는 무관한 내 멋대로 그려본 미디어세상. 하나의 기록으로서 옮긴다. 그림은 이 화백께 허락을 받지 아니하였는데, 나중에 허락을 받기로 하구.^^;; 그리고 언젠가 스토리텔링을 좀더 가미한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기로 하구. (2005. 5. 18)


"내가 곧 미디어로소이다..." 
[용호화백과 준수기자가 바라본 10년뒤 미디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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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5월. 행정도시 이전 이후 서울의 광화문 주변 신문로와 여의도 방송가는 예전 같지 않다. 합종연횡, 이합집산, 인수·합병(M&A), 해체와 소멸 등 격랑이 휘몰아치는 ‘서바이벌 게임’을 치렀던 언론계. 교통정리를 끝내고 살아남은 언론사들은 종합정보콘텐츠기업(Total Information Contents Company·TICC)으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다지고 있다. 이제 고전적인 신문과 방송의 경계도 없다. “콘텐츠가 생명력이다” “상상력이 콘텐츠를 만든다” 등의 구호(이자 선언)는 2009년 이른바 ‘09콘레보’(콘텐츠혁명)의 뻔한 상투구지만 여전히 유효한 명제다. ‘09콘레보’의 척후병이자 주모자였던 ‘게디어(게릴라 미디어)’는 현재진행형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 각종 미디어의 창궐은 지독한 ‘데이터 스모그’를 양산하고 있다. 정보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는 사람들에게 알짜만을 뽑아주는 ‘디지트’(Diget·디지털 다이어트) 업종도 미디어 시장의 틈새를 차지한다. 2015년, 세상의 중심에서 미디어를 외치는 일은 일상다반사다.



#에피소드1. 문근영,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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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제68회 칸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 6일로 28번째 생일을 맞은 영화배우 문근영이 다시 칸을 방문했다. 느슨한 블로그들의 연대 미디어인 ‘B베디어’의 ‘문근영 전담 기자’, 노낙종 기자도 덩달아 나섰다. 노 기자의 무기는 캠코더, DMB폰, 컴퓨터, 휴대인터넷 등이 결합된 PMC(Portable Multimedia Cam). 마침내 문근영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흥분한 노 기자 왈, “10년 전 ‘댄스의 순정’으로 칸을 첫 방문, 전 세계 영화팬들의 시선을 훔쳤던 문근영씨. 최근 컬트무비 ‘오징어는 문어라 불리길 원치 않는다’의 열연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근영, 아... 찡하다 근영. 전세계 미디어들의 스포트라이트가 문근영에게 쏟아지고 있근영. 정말 ‘근영 짱’이근영...”



#에피소드2. 모바일 노마드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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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A신문사’로 불렸으나 한 벤처기업의 적대적M&A전에 휘말려 경영권 방어에 실패, 현재 지주회사를 가진 미디어그룹으로 탈바꿈한 ‘A미디어’. 사주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A미디어는 업무시간, 업무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에 나서 전방위에 걸친 콘텐츠그룹으로 탈바꿈했다. 부서와 부서, 자원과 자원, 장치와 장치가 서로 연결돼 경계가 없어졌다. 기자들은 이른바 ‘모바일 노마드(유목민)’다. 출퇴근? 그런 것은 없다. 그들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난다. 그리고 콘텐츠를 배출한다. A미디어의 열린 공간에는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허하라’는 구호가 상징처럼 붙어 있다.



#에피소드3. 기자도 사랑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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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이게 뭐야. 사라졌다. 정말 그런 거야? 아~ 미치겠다. DMB, HSDPA(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 와이브로를 갖춘 최첨단 포터블 디바이스가 있음 뭐하냐구요... 작동 한번 잘못하면 이 지랄이다. 반나절을 매달려 찍은 이 취재영상을 어떻게 하나. 난 왜 이러냐. 꼰대가 엄청 깨겠군. 주변의 이 시민들은 뭐 구경거리 났나. 기사를 날렸다는 걸 눈치챘나보군. 아~ 쪽팔려.-.-;;;

엉? 웬 진동이지? 여자네?(동영상이 뜬다. 여자 왈, “아까 같은 자리에 있었어요. 그쪽이 필요한 게 저한테 있는데. 만날래요?) 헉. 이게 웬 천지신명의 징조냐. 그녀한테 그 현장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니. 그대로 빌렸다. 다시 송고해서 꼰대로부터 칭찬도 들었다. 살았다. 그날 저녁. 우리는 나의 ‘카시어터’에서 우리가 합작한 기사를 보면서 사랑에 빠졌다. “당신과 함께라면 이대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라는 닭살 멘트를 날리면서... 기자도 사랑이 된다.



#에피소드4. 서브웨이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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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자체가 하나의 미디어다. 10년 전만 해도 무료신문이 득실댔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M-paper(모바일 페이퍼)와 지하철 내의 홀로그램 미디어가 지하철 이용객들의 시선을 잡는다. 때 마침 지난해(2014년) 콩고 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영국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FC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약 중인 박주영(29)의 경기 모습이 나온다. 현란하게 드리블하는 박주영의 모습이 홀로그램으로 지하철 내에서 생생하게 방송된다. M-paper을 통해 보는 사람들은 박주영의 경기 데이터를 동시에 찾아볼 수 있다. 그런 한편으로 아직도 ‘씨내리’ 등 활자화된 잡지를 보는 사람들도 많다. 재미있는 공존이다.



#에피소드5. 스무살 성년식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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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디어오늘) 스무살. 장미꽃과 향수, 그리고 키스가 필요한 나이^^ 10주년이라고 행사를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성년이 됐다. 수많은 매체들이 명멸하고 진화한 가운데 20주년을 맞아 사옥이 완공됐다. 사옥이래봤자 별게 없다. 그저 미디어의 진화과정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이전과 같은 사무실 개념이 아니다. 유비쿼터스가 일상이 돼 기자들에게도 사무실이 필요가 없다. 내 손안의 모바일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 퍼스널 미디어의 창궐은 개인의지에 따라 콘텐츠가 생산되는 시대다. 스무살 성년식도 특별하지 않다. 어디에 있든, 손안에서 스무살이 된 매체의 성년식에 참여할 수 있고 한마디씩 가능하다. 수용자들의 키스가 마냥 기다려질 뿐이다.



#에피소드6. 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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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빈 공간이다. 무엇을 채우든 당신의 상상력에 맡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아니면 말고... ^^;; 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