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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서울이 바뀐다, 혁신을 향한다


서울이 바뀐다, 혁신을 향한다

 

“A good city is not one where ever the poor go by car but rather one where even the wealthy use public transport(좋은 도시는 가난한 자까지도 차를 몰고 다니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부자까지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곳이다).”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의 시장을 역임한 엔리케 페날로사(Enrique Penalosa)의 말이다. 이 말은 사회 혁신이 어떻게 이뤄져야하는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다. 기존의 관습처럼 박힌 사고의 전환. , ‘사고습관의 변화다. 18세기 미국의 시인이자 정치가였던 조엘 발로우(Joel Barlow)특권 명령에 대한 조언(Advice to the Privileged Orders)(1792)을 통해 놀라운 변화는 사고습관을 바꾸는 것에서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미국의 혁명은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도시를 새롭게 사유하고 있다. ‘도시 혁신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잇따르고 있는 것. 우선 4월 11일, 서울특별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SE지원센터)’서울특별시청년일자리허브(이하 청년허브)’가 개소식을 갖는다. 서울의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SE지원센터는 올 한해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그리고 이들 기업들 협의체와 중간 지원조직들의 협동과 교류, 자원공유를 촉진하는데 역점을 둔다.

 

아울러 사회책임조달(공공구매)과 윤리적 소비 확대 사회적경제 이해 증진 창업자를 위한 종합 교육과 컨설팅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사회적경제 기업을 위한 평가 지표 등의 연구 등에 나선다. SE지원센터는 자치구별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 구축 지원사업단을 선정하는 등 이미 사업을 가동하고 있다. 은평구 녹번동 옛 질병관리본부 부지에 둥지를 틀고 있다.

 

SE지원센터와 공간을 공유하면서 같은 날 개소식을 갖는 청년허브 역시 청년혁신활동 양성사업, 혁신일자리 워킹그룹 사업 등의 공고를 내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커뮤니티 맵핑센터(가칭)’ 또한 가동을 준비 중이다. 이곳은 사람과 사람, 지역사회를 연결해 자신들이 사는 지역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해결함으로써 공동체 형성을 유도하는 커뮤니티 맵핑을 지원한다.


 

주목할 만한 지점은 이들이 둥지를 튼 옛 질병관리본부 부지다. 이곳에는 지난해 8서울특별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가 들어서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 곳곳에 주민들 스스로 관계망을 엮어 마을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을 지원하는 중간 지원조직이다. 마을기업, 부모커뮤니티, 청소년휴카페 등 15개 분야의 마을공동체 성격을 서울시가 유형화해 지원하는 사업과 주민들 스스로가 공동체를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마을공동체 주민제안사업(우리마을프로젝트)’을 상시 접수·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어르신(시니어)의 재취업, 창업, 공헌활동 등을 통한 일자리와 사회참여 등을 지원하고 은퇴 후 인생설계와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가 설립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은평구 옛 질병관리부지는 이들 중간 지원조직이 모임으로써 혁신 클러스터(집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오는 5월에는 협동조합 종합지원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 발효에 따라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을 반영, 이곳에서 협동조합 설립절차부터 운영방법, 회계·법률 등 전문 컨설팅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서울시는 공동육아, 돌봄, 보건의료, 주택,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베이비부모, 비정규직 7개를 전략분야로 선정, 설립부터 마케팅, 홍보 등 전 단계에 걸쳐 집중 지원키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 모두가 1개 이상의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서울을 만들어 2023년까지 협동조합이 지역 내 총생산의 5%, 고용 비중의 8%를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으로 5월 둘째 주 토요일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앞두고 공정무역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서울공정무역센터 역시 주목받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해 5공정무역도시 서울선언문을 발표했으며, 시민청 안에 공정무역제품을 판매하는 전시·판매장도 설치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서울시 공정무역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안이 발의된 바 있다.

 

도시의 공유성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또한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9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한 이후 서울시는 공유촉진 조례 제정, 공유촉진위원회 구성,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강연 행사 등을 통해 도시가 본디 가진 속성인 공유를 위한 플랫폼에 다가가고 있다. 서울시는 공유단체·공유기업 지정 및 공유 촉진 사업비 지원사업 공모에도 나서 시민들의 공유감수성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서울시의 잇단 혁신 정책들이 개인주의와 익명성, 파편화로 대변되는 도시의 익숙한 풍경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 이들 모두를 관통하는 열쇠말을 꼽자면 관계()’ 혹은 연결이다. 이는 지난 30~40년 간 세상을 지배한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폐해에 대한 반발로도 읽힌다. 다른 모든 가치를 집어삼킨 경제(자본)’과 경쟁·성장의 가치 독주에 시민들의 삶은 되레 퇴행했음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임을 새삼 각인했다. 관계성(사회성) 회복을 통한 도시의 되살림.


 

중요한 것은 이런 도시 혁신을 위한 움직임에 대처하는 시민들의 자세다. 관계와 연결의 주체는 시민이다. 관이나 행정의 태도 또한 중요하다. 다양한 혁신 사업에 대해 기존의 관성으로 접근한다면 이전과 다름없는 관 주도의 로 그치고 말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관의 관계에 대한 사고습관을 완전히 뜯어 고쳐야 도시 혁신은 빛을 발할 수 있다.

 

보고타의 도시 혁신을 만든 것은 엔리크 페날로사만이 아니었다. 인간적 도시를 위한 정책적 제안을 끊임없이 했던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민과 시민단체 등의 민간 주체들이 호응과 함께 적극적으로 개입한 덕분이었다. 정책은 이를 지원했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보고타의 풍경을 바꿨다.

 

어딜 가나, 개나 소나 혁신을 짖는다. 혁신의 핵심에 대한 진지한 사유나 고민 없이 관성적으로 말할 뿐이다. 혁신이 지나치게 오염된 단어로 활용되는 지금, ‘진짜혁신은 새로운 민주적 사고를 요구한다


최근 개봉했던 <링컨>에는 진짜 혁신에 대한 사유를 가능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이 영화를 보고, 우리에게 링컨같은 대통령이 없음을 안타까워 할 것이 아니다. 자유, 평등, 공정함, 정의, 인간의 존엄성 등 링컨(권력)을 움직이게 만든 가치를 말하지 않음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사회 혁신, 도시 혁신은 거기서 시작돼야 한다. 응답하라, 시민이여. 지금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p.s. 

너무 심각하게 읽지 말 것. 

이 노래, 내 주제가는 아니다만, 이 노랠 들으면서 읽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