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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김광석 그리고 용산에 조금이라도 빚을 갚을 때, 용산참사역에 발을 디뎠습니다.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진 날씨, 정말이지 손발이 꽁꽁 오그라들었습니다. 전자상가에 볼 일을 보고, 우리의 짐승성이, 시대의 야만이 발가벗겨진 현장을 찾았습니다. 맞습니다. 지난해 1월20일 국가권력의 저지른 만행에 불타 죽은 우리네 이웃들이 있는 그곳. 용산의 남일당 참사 현장이었습니다. 그냥, 주르륵 눈물이 났습니다. 혹한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그 분들 생각하면, 눈물이 안 날 수 있을까요. 작년 이맘때 새벽녘, 혹한과 화염, 극과 극을 오가며 살 곳을 달라는 외침이 살아납니다. 장례 결정이 났지만, 아직 이 춥고 외로운 이승을 떠돌고 있을 우리네 이웃들. 미안하고 죄송하고, 납덩이처럼 무거운 마음... 마침 이수호 위원장(민주노동당 최고위원)께서 계시더군요. 꾸.. 더보기
그래서, 김광석! 오늘 같은 날은, 그저 당신이 필요할 뿐이다. 내뿜어야 할 담배연기와, 그렇게 파생된 생의 한조각. 누구에게나 슬픈 날은 있으니까. 나는 그저, 당신이 그립다. 아주 가끔은. 그래서 당신은, 김광석. 광석이 형, 잘 계시오? 오늘, 벌써 13년이 흐른 날이외다. 육십이 되면, 내가 형 대신 꼭 할리데이비슨을 타겠소. 하하! 대한민국 땅에 통기타 한 대 들고 저마다 제 목소리를 뽐내며 기똥찬 실력으로 라이브를 하는 가수들은 널리고 널렸다. 미사리에, 대학교 통기타 동아리에, 또 동네 어느 방 한구석에. 누군가 김광석보다 더 정확한 음정과 화려한 바이브레이션으로, 더 깊고 튼튼한 호흡으로 우렁차게 노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처럼 목소리에 슬픔이 배어나오는 사람은 좀처럼 만나볼 수 없다. 바로 그.. 더보기
나는 당신이 그립소, 김.광.석. 나는 그때, 군대에 있었다. 제대까지 100일이 채 남지 않은 이른바 '말년 병장'이었다. 조금만 참으면 '자유'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설렘으로 가득차 있었을 게다. 제대하는 해의 신년 무렵이니 오죽했겠는가. 그렇게 다가온 1996년이 너무도 반가웠을 그때. 사실, 뒹굴뒹굴 말년 병장 앞에 슬픈 소식은 없다. 오로지 희망찬 하루와 내일이 있을 뿐. 그런 나날 속에 들려온 비통한 소식이었다. 김.광.석. 스.스.로. 목.숨.을. 끊.다. 쿵. 뭔가 떨어졌다. 내가 알던 김광석이 맞나 싶었다. 불행하게도, 맞았다.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일어나' '이등병의 편지'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의 바로 그, 김.광.석.이었다. 군대 입대 전, 나는 내가 속한 동아리에서 '김광석 다시부르기'의 가장 열렬한 .. 더보기
대중문화의 자양분, 김광석 * 2년 전, 그러니까 광석형의 10주기에 되짚었던 그의 흔적. 2006년 현재, 후배 가수들에게도 김광석은 너무도 큰 자양분이었다. 그리고 다시 2년이 흘렀다. 김광석은 여전하다. =============================================================== 아직도 살아 숨쉬는 김광석 고인이 돼 이 세상에 없는 가수 김광석. 6일로 사망 10주기를 맞았다. 그를 향한 세상의 구애는 여전히 뜨겁다. 김광석은 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통해 우리의 기억과 가슴에서 살아 숨쉰다. 그를 다시 불러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다름 아닌 ‘노래’를 부르는 행위다. 가수들은 리메이크나 추모앨범 등을 만들고 일반인들은 노래방에서 그의 노래를 부른다. ‘김광석 다시부르기’는 그렇게 .. 더보기
조병준 그리고 임종진 어제, 전태일 열사의 37주기, 조병준을 만났다. 그저 덤덤하게 '만났다'고 말한 것 같지만, 실은 아니다. 그 '만났다'에는, 좋아서 꺄아아악~~ 소리라도 지르고픈 심정이 담겨 있다. 췟, 조병준이 누구길래? 하고 콧방귀를 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바로 당신이 콧방귀를 낀, 그 조병준의 팬이다. 차마 '열혈'이라는 말까지는 못하겠지만. 조병준은 작가다. 숱하게 글을 토해냈고, 나는 그의 책들을 즐겨 읽었다. 특히 세기말과 세기초 무렵. 그 어느날, 라는 책이 내게로 왔다. 인도 캘거타 의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랑스러운 친구들을 하나씩 끄집어낸 책이다. 그 묘사와 풍경이 너무 살가워서, 나는 대뜸 인도가, 캘거타가 그리워졌다. 가보지도 못한 곳을 그리워하다니. 무엇보다, 책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