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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

분노․저항․자유의 이름, 재니스 조플린 (Janis Joplin) 진실 누나의 작별로 떠들썩한 이 즈음. 누나의 작별은 개인적 비극으로만 끝날 수 없기에, 더욱 조심스럽고 더욱 안타까운 이 때. 나고 감. 삶과 죽음의 문제. 살아생전에는 '생일'이 기억되고 축하를 받지만, 죽음 그 이후에는 '사일(死日)'만 있을 뿐이다. 누군가를 기억하는 방식도 그렇다. 죽음으로 인해 더 가슴에, 심장에 콱 박혀버리는 어떤 사람들도 있다. 특히나 요절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여기, 이 사람도 그렇다. 뮤지션, 재니스 조플린. 사실 그의 음악에 대해 난, 잘 모른다. 그는 내게, 어쩌면 '짧고 굵게 살다'간 요절한 천재의 대명사에 가깝다. 그리고 활화산 같은 열정으로 살다갔고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었다는 정도. 길지 않은 활동기간에도 영원히 기억되고 회자되는 이름. 대개 그의 노래는 .. 더보기
불사조가 된 청춘, '리버 피닉스' 누군가에게 가을은 그렇더이다. 가을은 고독 혹은 외로움. 아니면 그리움. 시월의 마지막 날. 아무 것도 아닌 날이면서도 아무 것도 아닌 날이 아닌 날. 사실, 쓸데 없는 장난이지.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만들어 놓은 '시월의 마지막 밤' 환상과, 리버 피닉스의 요절 혹은 영면이 새겨놓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박제된 아름다움. 가끔 그렇게 속절없이 날 울리는 게지. 악마적인 퇴폐와 고질적인 순수를 가졌던 한 청년. 너무 아름다워서 슬픈 사람. 매년 지겹지 않냐,고 누군가는 묻는데. 글쎄. 아직은 그닥 지겹진 않네. 사실 이렇게라도 꺼내지 않으면, 내가 이 세계의 야만 속에 속절없이 함몰될 것 같고, 감성이 노화하여 땅으로 하강한 낙엽처럼 바싹 으스러질 것 같아. 결국 지난해 긁어부스럼이 된 감상에서 크게.. 더보기
3월7일 기형도 나는 사실 기형도를 잘 모른다. 그의 시집이든 산문 한권을 제대로 읽은 적도 없고, 그의 시 한편을 제대로 외우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그의 생을 잘 아는 것도 아니다. 그는 내게 그저 풍문이고 풍월이었다. 간혹 어떤 자리에서 그는 회자됐고 죽음 혹은 세상과 호흡하던 시절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들을 줏어 들었을 뿐이었다. 3월7일은 어쨌든 그의 기일이다. 18주기. 누군가는 80년대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가장 빛나는 전구라고 일컬었다. 1989년의 3월7일. 앞선달 2월16일 김정일의 생일과 같은 날 태어났던 기형도. 서른을 채우지 않은 채 마감했던 생. 1989년, 만29세. 그 아홉(9)의 나열이 어쩐지 채우지 못한 생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한치만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었을 법한 거리에서 그만 힘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