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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진

나는 당신이 그립소, 김.광.석. 나는 그때, 군대에 있었다. 제대까지 100일이 채 남지 않은 이른바 '말년 병장'이었다. 조금만 참으면 '자유'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설렘으로 가득차 있었을 게다. 제대하는 해의 신년 무렵이니 오죽했겠는가. 그렇게 다가온 1996년이 너무도 반가웠을 그때. 사실, 뒹굴뒹굴 말년 병장 앞에 슬픈 소식은 없다. 오로지 희망찬 하루와 내일이 있을 뿐. 그런 나날 속에 들려온 비통한 소식이었다. 김.광.석. 스.스.로. 목.숨.을. 끊.다. 쿵. 뭔가 떨어졌다. 내가 알던 김광석이 맞나 싶었다. 불행하게도, 맞았다.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일어나' '이등병의 편지'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의 바로 그, 김.광.석.이었다. 군대 입대 전, 나는 내가 속한 동아리에서 '김광석 다시부르기'의 가장 열렬한 .. 더보기
조병준 그리고 임종진 어제, 전태일 열사의 37주기, 조병준을 만났다. 그저 덤덤하게 '만났다'고 말한 것 같지만, 실은 아니다. 그 '만났다'에는, 좋아서 꺄아아악~~ 소리라도 지르고픈 심정이 담겨 있다. 췟, 조병준이 누구길래? 하고 콧방귀를 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바로 당신이 콧방귀를 낀, 그 조병준의 팬이다. 차마 '열혈'이라는 말까지는 못하겠지만. 조병준은 작가다. 숱하게 글을 토해냈고, 나는 그의 책들을 즐겨 읽었다. 특히 세기말과 세기초 무렵. 그 어느날, 라는 책이 내게로 왔다. 인도 캘거타 의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랑스러운 친구들을 하나씩 끄집어낸 책이다. 그 묘사와 풍경이 너무 살가워서, 나는 대뜸 인도가, 캘거타가 그리워졌다. 가보지도 못한 곳을 그리워하다니. 무엇보다, 책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