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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임

불사조가 된 청춘, '리버 피닉스' 누군가에게 가을은 그렇더이다. 가을은 고독 혹은 외로움. 아니면 그리움. 시월의 마지막 날. 아무 것도 아닌 날이면서도 아무 것도 아닌 날이 아닌 날. 사실, 쓸데 없는 장난이지.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만들어 놓은 '시월의 마지막 밤' 환상과, 리버 피닉스의 요절 혹은 영면이 새겨놓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박제된 아름다움. 가끔 그렇게 속절없이 날 울리는 게지. 악마적인 퇴폐와 고질적인 순수를 가졌던 한 청년. 너무 아름다워서 슬픈 사람. 매년 지겹지 않냐,고 누군가는 묻는데. 글쎄. 아직은 그닥 지겹진 않네. 사실 이렇게라도 꺼내지 않으면, 내가 이 세계의 야만 속에 속절없이 함몰될 것 같고, 감성이 노화하여 땅으로 하강한 낙엽처럼 바싹 으스러질 것 같아. 결국 지난해 긁어부스럼이 된 감상에서 크게.. 더보기
[사진] 정은임 추모바자회 풍경 올해로 3번째를 맞은 은임 누나 추모바자회,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하루'. 주최 : 정은임추모사업회(준) 후원 : 씨네21, 매거진t 장소 : 아름다운가게 서울역점. 새로 짠 플랭카드와 그에 어우러진 은임 누나의 사진들. 많은 사람들이 추모바자회에 참석해서 자리를 빛냈다. 나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도움을 보탰고. 누나 떠나던 날처럼, 빗물이 내렸고, 우리들 마음 속에도 비가 흘렀지만, 누나는 그렇게 우리와 호흡하고 있었다. 가게 안에서는 끊임없이 누나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이미 박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바자회가 끝나면 누나가 우리에게로 달려올 것 같은 착각. 특히나, You're So Cool 이 가게를 채울 땐 나는 왈칵 눈물을 쏟을뻔 했다... 그리고 마감 뒤 .. 더보기
[정은임⑥]4일 정은임 추모바자회에서 추억을 함께 나누길... 2004년 8월4일. 그날 억수처럼 비가 쏟아졌다. 나는 생각했다. 하늘도 슬프구나... 비록 천국을 장식하기 위해 데려가지만, 남은 우리에게 미안한 게로구나... 그러면서도 그 하늘이 참으로 원망스럽기도 했다. 쏟아지는 빗물은 그를 알고 기억하는 사람들의 눈물에 다름 아닌 듯 했다. 그리고 3년. 2007년 8월4일. 비가 내린다. 그날처럼. 여전히 슬픈가보다. 이번주 나는 정은임 주간이었다. 정은임을 떠올리면서 추억했고, 어떤 사건사고를 접하곤 그라면 어떤 멘트를 할까 상상했다. 그 와중에 아프간에 잡혀간 인질 한명이 또 희생당했고, 잉마르 베리만,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님이 영면하셨다. 거참, 어떤 죽음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덜거덕 거리게 한다. 누나가 살아있다면, 방송을 통해 어떤 멘트를 했.. 더보기
[정은임⑤] 고 정은임 아나운서 추모물결 넘실 4일 아름다운가게 서울역점서 추모바자회 개최 8월4일.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하루지만, ‘정은임’이라는 이름 석자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특별한 하루다. 그래서일까. 정은임 아나운서의 3주기 기일을 하루 앞둔 3일 인터넷상에서는 추모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각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에는 ‘정은임’이라는 이름 석자가 상위권에 올라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추모를 이끌고 있다. 김완태 MBC아나운서는 이날 MBC아나운서국의 웹진 ‘언어운사’의 아나더월드(http://ann.imbc.com/annatheworld/)에 이라는 추모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김 아나운서는 정은임 아나운서가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날 미니홈피에 적은 글을 공개하고는 “은임선배! 시간이 지나 우리가 예전만큼 선배를 기억하.. 더보기
[정은임④] 정은임을 기억하는 아름다운 하루 * 오는 8월4일 3주기에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추모바자회가 열린다. 그날 하루만이라도 정.은.임.을 다시 추억해도 좋으리. 혹시나 바자회에 참여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세상을 꿈꾸는 하루. 서울역점에서 열린다니, KTX승무원들을 다시 떠올린다. 500일을 넘어서 계속되고 있는 그들의 투쟁. 은임이 누나라면 어떤 멘트를 던지면서 그들을 지지하고 있을까. 바자회 준비를 하며 작성했던 보도자료. “우리는 당신을 잊지 못합니다. 당신을 통해 우리는 ‘좋은 세상’을 꿈꿨고, 세상과 영화가 공히 만나는 당신의 음성을 통해 우리네 생을 위로받았습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좋은 세상’을 꿈꾸었을 당신을 위해 남은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 명 한 명 정은임 .. 더보기
[정은임③]정은임을 기억하는 사람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2006. 8) 시간은 여지없이 흘렀다. 2006년 8월. 누나가 떠난 이후로 2년. 내 생도 그랬지만 세상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눅눅하고 부조리했다. 한여름이 그러하듯. 그렇지만 꿈을 꿔야했다. 그 어느해 에서 파업전야를 전파에 띄우던 날. 누나는 늦기 전에 시작하자는 이야기를 건넸다. "한방울의 물이 모여서 거대한 폭포가 이루듯 우리 한 사람의 힘이 점점 파문을 일으키면 뭔가가 변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라며 우리를 선동(!)했다. 누나의 2주기. 그때 나는 다음에 있었다. 8월은 어김없이 다가왔고, 누나가 다시 찾아왔다. 어쩔 수 없다. 한여름이 닥치면, 8월이 오면, 나의 대뇌피질은 파블로브의 개처럼 조건반사한다. 영상회가 있다고 했다. 궁금했다. 정은임이, 정은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리고 만났다. 추억.. 더보기
[정은임②] 근 1년여 만에 다시 꺼내보는 당신의 이름입니다 (2005. 8) 그리고 1년이 지났다. 한 사람의 부재가 불러온 균열. before 와 after 의 간극. 그러나 누구에게나 그러하듯, 죽지 않는 이상 일상의 힘을 이겨낼 재간은 없다. 일상의 힘은 세다. 그걸 버티고 견뎌내는 것이 장삼이사의 생이다. 누나가 떠난 1년. 세상은 어찌할 수 없는 소용돌이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절망을 이겨낼 힘 역시 일상이었다. 생은 그래서 언제나 'on air'다. 누나가 떠난 1년 뒤, 여전히 나는 미디어오늘에 있었다. 기자수첩을 쓸 차례였는데, 딱히 다른 것도 없고, 시기도 누나를 떠나 보낸 1년이 다 된 시점이었다. 그래서, 누나에게 묻고 싶었다. "잘 지내세요" 혹은 "오겡끼데쓰까" 참 오랜만이죠? 근 1년여 만에 다시 꺼내보는 당신의 이름입니다. 잘 지내시나요... 더보기
[정은임①] 라디오시대 마지막 스타가 떠났다(2004. 8) 정든님, 정은임 누나가 떠나던 해. 그해 여름. 그리고 떠나던 그날. 많은 비가 흐르고 있었다. 눈물처럼. 자신만의 분명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던 '착한 미디어' 정은임. 무슨 이유에선지 당시 나는 무엇이든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졌고, 미디어오늘에서 기자칼럼의 형식을 빌어 누나의 명복을 빌고 나름의 추모사를 썼다. 그리고 3년. 세상의 엄혹함은 강도를 더하면 더했지, 전혀 나아질 기미는 없다. 이랜드, KTX... 다시 다가오는 시즌. 만약 살아있다면 누나는 어떤 말을 우리에게 건네줬을까. 정은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www.worldost.com 그들에겐 다시 정은임을 꺼낼 시간. 3년 전, 누나를 그리며 썼던 추모글. 다시금 정은임 추모기간. 라디오시대 마지막 스타가 떠났다 [기자칼럼] 정은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