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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 미디어의 포로에서 벗어나는 법 '지금-여기'의 매스미디어와 구성원들의 관계의 일면. 물론 이것이 다는 아니겠지만. '전쟁'과 '테러'를 강자와 약자의 위계로, 혹은 미국의 시선에서 구획하는 지금-여기의 미디어가 전파하는 전쟁의 실상이란 뻔하지 않겠는가. 일부 미디어들이 수용자-소비자들의 반응과 소통에 적극적인 것처럼 나대지만 나는 아직 의심한다. 아직 많은 미디어들은 수용자-소비자들과 수평의 위치가 아니라 그들 위에 군림하면서 조정한다. 그 미디어들은 간교하고 얍삽하게, 수용자-소비자들이 포로 혹은 인질이라고 느끼지 못하게 배후조정까지 한다. ...사회 구성원의 의식은 미디어의 포로가 된 지 오래다. 가령 미국에서 60년대의 베트남 반전운동에 견줘 오늘 이라크 반전운동이 크게 일어나지 않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군·산·언’복합체로 군.. 더보기
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낸 사람들을 생각하다... 자식을 먼저 보낼 수밖에 없었던 한 부모님을 뵀다. 괜히 먼저 간 사람으로 우울하거나 그리움이 복받치지 않을까, 공연한 우려도 했지만, 당신들은 부담 없이 대해주셨고 나 역시 그 분위기를 즐겼다. 그런 한편으로 생각했다. 나는 당신들의 심정을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한다. 난 아직 누군가의 자식일 뿐, 부모가 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보낸 자식을 기억하는 사람을 만나는 기분은 어떨까. 다만 자식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 본 사람의 감정 같은 건 읽을 수 있었지만. 그리고 떠올렸다. 뇌사 상태에 빠진 아들의 인공호흡기를 뗀 어느 아버지. 아프간에서 피랍됐다가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을 맞이해야 했던 분들. 그들의 마음을 어떤 말로써 담을 수 있겠는가. 그 슬픔을 어디에 견줄 수가 있을까. 물.. 더보기
꿈을 주는 회사와 동행하고 싶어라... 알고 지내는 한 선배가 한겨레에 기고한 글과 마주쳤다. ☞ 꿈을 주는 은행 단어들의 얼토당토 않은 조합이다. 꿈과 은행이라니. 돈독이 든 '지금-여기'의 은행들은 서민들에게 꿈은커녕 좌절을 주는데 더 익숙하지 않던가. 이른바 '없는' 자들에게 은행의 높은 문턱과 대출이자 독촉은 그렇지 않아도 강퍅한 생을 더욱 찌들게 만든다. 그나마 없는 돈을 맡겨놓은 엄연한 고객이건만, 내 돈 1만원을 찾을 때도 최고 10% 이상의 수수료를 빼가는 도적질(!)은 어떻고. 은행간 경쟁이 심하다지만, 다 그놈이 그놈 같은 건 어찌할꼬. 사실 지금-여기의 은행들은 자산가 VIP 모시기에만 공을 들일 뿐, 금융소외는 관심 밖이다. 그런 상황에서 꿈과 은행, 이토록 이질적인 두 단어의 공존이 가능한가, 라는 의구심은 가질만하지... 더보기
[사진] 정은임 추모바자회 풍경 올해로 3번째를 맞은 은임 누나 추모바자회,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하루'. 주최 : 정은임추모사업회(준) 후원 : 씨네21, 매거진t 장소 : 아름다운가게 서울역점. 새로 짠 플랭카드와 그에 어우러진 은임 누나의 사진들. 많은 사람들이 추모바자회에 참석해서 자리를 빛냈다. 나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도움을 보탰고. 누나 떠나던 날처럼, 빗물이 내렸고, 우리들 마음 속에도 비가 흘렀지만, 누나는 그렇게 우리와 호흡하고 있었다. 가게 안에서는 끊임없이 누나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이미 박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바자회가 끝나면 누나가 우리에게로 달려올 것 같은 착각. 특히나, You're So Cool 이 가게를 채울 땐 나는 왈칵 눈물을 쏟을뻔 했다... 그리고 마감 뒤 .. 더보기
[정은임⑥]4일 정은임 추모바자회에서 추억을 함께 나누길... 2004년 8월4일. 그날 억수처럼 비가 쏟아졌다. 나는 생각했다. 하늘도 슬프구나... 비록 천국을 장식하기 위해 데려가지만, 남은 우리에게 미안한 게로구나... 그러면서도 그 하늘이 참으로 원망스럽기도 했다. 쏟아지는 빗물은 그를 알고 기억하는 사람들의 눈물에 다름 아닌 듯 했다. 그리고 3년. 2007년 8월4일. 비가 내린다. 그날처럼. 여전히 슬픈가보다. 이번주 나는 정은임 주간이었다. 정은임을 떠올리면서 추억했고, 어떤 사건사고를 접하곤 그라면 어떤 멘트를 할까 상상했다. 그 와중에 아프간에 잡혀간 인질 한명이 또 희생당했고, 잉마르 베리만,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님이 영면하셨다. 거참, 어떤 죽음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덜거덕 거리게 한다. 누나가 살아있다면, 방송을 통해 어떤 멘트를 했.. 더보기
[정은임⑤] 고 정은임 아나운서 추모물결 넘실 4일 아름다운가게 서울역점서 추모바자회 개최 8월4일.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하루지만, ‘정은임’이라는 이름 석자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특별한 하루다. 그래서일까. 정은임 아나운서의 3주기 기일을 하루 앞둔 3일 인터넷상에서는 추모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각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에는 ‘정은임’이라는 이름 석자가 상위권에 올라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추모를 이끌고 있다. 김완태 MBC아나운서는 이날 MBC아나운서국의 웹진 ‘언어운사’의 아나더월드(http://ann.imbc.com/annatheworld/)에 이라는 추모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김 아나운서는 정은임 아나운서가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날 미니홈피에 적은 글을 공개하고는 “은임선배! 시간이 지나 우리가 예전만큼 선배를 기억하.. 더보기
나는 직원이다. 고로 행복해야 한다 (2) ( 나는 직원이다. 고로 행복해야 한다 (1)에서 계속... ) 뭐 미라이 공업은 깜짝쇼이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도 있겠다. 대관절 이렇게 해서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냐는 거지. 그리고 꼭 경영을 이렇게 해야만 제대로 된 경영철학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업에 따라, 여건과 상황에 맞춰 다양한 경영기법과 철학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혹자는 성과에 걸맞는 대접을 받을 수 없는데, 그게 무슨 천국이냐고 불만을 내놓을 수도 있겠다. 거듭 말하지만, 내가 주목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원만족. 직원감동이다. 직원이 감동하면 그들은 춤을 춘다.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자신을 위해 일하고 이는 회사에 자연 보탬이 된다. 무한 성장이 아니면 어떠랴. 달팽이의 성장이라도 좋다.. 더보기
나는 직원이다. 고로 행복해야 한다 (1)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이글은 앞서의 의 후속편이 될 것 같다. 아니 뭐 후속보다는 연장선상이라고 해두자. 아직 채 10년이 되지 않은 사회생활 동안 나는 짧은 기간을 제하고 직원으로만 녹을 받았고, 현재도 그렇다. 뭐 쉽게 말하자. 샐러리에 목맨 신세였단거다. '직장인은 위대하다'는 말이 있다. 맞다. 전쟁같은 먹고살기. 밥벌이의 지겨움. 직장인이 그냥 위대해지는 것,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 말이 자위이자 위무라는 것도 안다. 어디 지금-여기 대개의 직장인은 실업의 공포와 끊임없이 싸워야하고 자본의 흉포함에 고개를 수그리고 복종해야 한다. 성과를 내는데 골몰해야 하고, 어떻게 윗사람에게 처세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마디로 짜증 지대로지. 사실, 많은 직장인들 아프다. 몸도 마음도. 직업에 따른 .. 더보기
[정은임④] 정은임을 기억하는 아름다운 하루 * 오는 8월4일 3주기에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추모바자회가 열린다. 그날 하루만이라도 정.은.임.을 다시 추억해도 좋으리. 혹시나 바자회에 참여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세상을 꿈꾸는 하루. 서울역점에서 열린다니, KTX승무원들을 다시 떠올린다. 500일을 넘어서 계속되고 있는 그들의 투쟁. 은임이 누나라면 어떤 멘트를 던지면서 그들을 지지하고 있을까. 바자회 준비를 하며 작성했던 보도자료. “우리는 당신을 잊지 못합니다. 당신을 통해 우리는 ‘좋은 세상’을 꿈꿨고, 세상과 영화가 공히 만나는 당신의 음성을 통해 우리네 생을 위로받았습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좋은 세상’을 꿈꾸었을 당신을 위해 남은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 명 한 명 정은임 .. 더보기
[정은임③]정은임을 기억하는 사람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2006. 8) 시간은 여지없이 흘렀다. 2006년 8월. 누나가 떠난 이후로 2년. 내 생도 그랬지만 세상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눅눅하고 부조리했다. 한여름이 그러하듯. 그렇지만 꿈을 꿔야했다. 그 어느해 에서 파업전야를 전파에 띄우던 날. 누나는 늦기 전에 시작하자는 이야기를 건넸다. "한방울의 물이 모여서 거대한 폭포가 이루듯 우리 한 사람의 힘이 점점 파문을 일으키면 뭔가가 변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라며 우리를 선동(!)했다. 누나의 2주기. 그때 나는 다음에 있었다. 8월은 어김없이 다가왔고, 누나가 다시 찾아왔다. 어쩔 수 없다. 한여름이 닥치면, 8월이 오면, 나의 대뇌피질은 파블로브의 개처럼 조건반사한다. 영상회가 있다고 했다. 궁금했다. 정은임이, 정은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리고 만났다. 추억.. 더보기